▲ 경상국립대학교 출판부가 최근 발간한 《우리에겐 더 많은 돌봄이 필요하다》 표지. |
[뉴스스텝] “우리에겐 더 많은 돌봄이 필요하다.”
경상국립대학교 출판부(출판부장 김경민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최근 발간한 《우리에겐 더 많은 돌봄이 필요하다》(지혜의산, 276쪽, 1만 5000원)는 ‘돌봄’이라는 열쇠말로 여덟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물돌봄, 장애돌봄, 가족돌봄, 젠더돌봄, 노인돌봄, 아이돌봄, 자기돌봄, 보편돌봄이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오이코스 인문연구소(oikos-lab.com)에서 활동하는 8명의 작가가 각자 자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2022년 설립된 오이코스 인문연구소는 다양한 연구자, 활동가, 일반 대중들과 함께 연구하고 활동하며, 연결된 삶이 주는 행복을 실천하는 장이다. 김운하 소설가와 경상국립대 심귀연 연구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우리에겐 더 많은 돌봄이 필요하다》에서는 두 공동대표를 비롯해 경상국립대 대학원 박사과정 박현순 씨, 윤리교육컨설팅 박문정 대표, 오이코스 인문연구소 손우정, 박지원, 김서현 연구원, 이화인문과학원 송은주 학술연구교수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털어놓는다.
이 생생한 이야기들 속에는 평소에 막연하게 알던, 돌봄이 갖는 보편적 가치와 미래 지향점을 함께 담고 있다. 돌봄은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가치 기반이며, 돌봄 행위는 그러한 가치의 실천이다. 그러나 돌봄 수행 과정에서 우리는 그 가치를 존중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행위를 소소하고 사적인 영역에 묻어 둔다. 돌봄은 문제가 됐을 때만 드러나는 영역이다. 마치 공기나 자연, 그리고 늘 언제나 옆에 있을 것 같았던 사랑하는 가족들처럼. 이 책은 그러한 돌봄 행위가 사적이면서도 보편적 행위임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이다.
대표저자인 심귀연 경상국립대 연구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돌봄 수행자의 사회적 소외와 불평등한 지위라는 문제점과 돌봄 대상자들에 대한 낮은 사회적 지원에 주로 관심을 가져왔다.”라며 “돌봄은 근본적으로는 ‘서로 돌봄’이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돌봄 수행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돌봄’이 삭제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돌봄에서 ‘자기돌봄’은 조심스럽고, 돌봄 대상자에 대한 시선은 따가우며, 돌봄 수행자의 지위는 열악하다. 돌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왜 돌봄에 관해 이러한 오해와 평가절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돌봄 문제를 보는 사회의 시선과 가치평가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몸들의 취약성에 집중하며, 돌봄이 취약한 몸들의 연대를 의미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돌봄은 모두의 문제라는 점에서 보편돌봄이라 할 수 있겠다. 돌봄이란 관심을 가지고 두루 살펴보는 행위이다. 돌봄은 특정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삶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우리의 이야기에는 가족, 사회, 동물 등 생태 문제 모두를 아우르는 돌봄 윤리가 있다. 특히 이 모든 이야기에는 소외된 이들의 삶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페미니즘에서부터 생태 문제로까지 확장하여, 돌봄을 보편적 윤리로 재정립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추상적인 논리에 머물지 않고, 개별적이고 소소한, 다시 말해 우리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문제들을 찾아내려 했다.
한편, ‘지혜의 산’은 경상국립대학교출판부가 새로 출시한 출판 브랜드 이름이다. 어머니의 산이라고 하는 지리산은 모든 영물을 품을 수 있다. 지리산의 다른 이름인 ‘지혜의 산’은 소외된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품어 내는 이야기 그릇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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