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북일면에 마한시대 소도가 있었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1 19: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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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거칠마토성 시발굴, 마한 소도(蘇塗)의 발전된 형태로 고대 성역공간 확인
▲ 입대목 대형기둥 구멍(21일 현장설명회)

[뉴스스텝] 해남군 북일면 거칠마토성 시발굴조사 중 마한시대 고대 제사의례공간인‘소도(蘇塗)’의 발전된 형태가 발굴되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남군은 2023년 국가유산청 역사문화권 중요 발굴유적 공모에 선정되어 (재)마한문화연구원, 동신대학교 영산강문화센터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시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1일에는 시발굴조사 현장공개설명회가 열렸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기록(기원후 3세기대)에 따르면 마한의 문화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별읍(別邑)인 소도의 존재이다. 일종의 신성불가침 지역으로, 죄인이라도 도망하여 숨으면 잡아가지 못했다고 한다. 소도에 대해서는“입대목현령고사신(立大木懸鈴鼓事柛)”기록이 남아있는데 커다란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걸어 신령을 모시는 풍습인 입대목(立大木) 제사의례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유적은 거칠매산 정상부를 감싸며 담처럼 토루를 쌓아 성역을 구분했으며, 전체 둘레가 385m, 면적은 약 6천여㎡에 이른다. 거칠매산 정상부에는 방형 제단(장축길이28m, 단축길이 24m)이 확인됐다. 제단 인근에서는 3개의 출입시설(문지 및 계단)과 입대목을 세우는 대형 기둥 구멍(지름 110㎝, 깊이 90㎝), 지하수가 용출되지 않은 대형 점토집수지(길이 8m, 깊이 2.9m) 등이 발굴됐다.

특히, 대형 집수지는 일반적인 산성 내 집수시설과 달리 지하수나 지표수가 모일 수 없는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점토를 두텁게 발라서 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게 했다. 인공적으로 물을 담아 바닥에는 퇴적물이 쌓여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매우 엄격하고 철저하게 유지 관리됐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대형 기둥 구멍은 거칠매산의 가장 높은 곳에 제단을 마련하고 기둥을 세웠다는 점에서 입대목 의례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단에서 철제방울이 출토되어 이곳이 의례공간이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거칠마토성은 고대 해양항로를 관장하며 해양제사를 지내던 세력의 제사의례공간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제사유적 사례 중 최대 규모의 특수 성역공간으로 『삼국지』 위서 동이전 등에 기록된 마한의 ‘소도(蘇途)’와 유사하며 기원후 5 ~ 6세기대 유적의 추정연대를 감안하면‘소도’의 발전된 형태로 판단된다.

이외에도 유적에서는 거칠마 고분 1기와 수혈 집자리군, 당시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질인 패각층 등이 확인되고 있어 대규모 고대마을이 형성됐음을 시사했다.

해남군 북일면 일대는 독수리봉고분, 밭섬고분, 신월리고분, 장고봉고분 등 해양교류 사를 확인할 수 있는 많은 유적들이 분포하고 있으며, 한반도와 중국, 일본열도의 동북아 고대 세력들이 활발하게 사용하던 서남해 해양항로의 거점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시발굴조사를 통해 북일면 일대가 국제해상교류의 중심지로서 다시 한번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해남군은 일반인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공개설명회와 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발굴조사 후 군청 군민광장에서 유물 속보전의 형태로 특별전을 개최하는 등 발굴성과를 군민과 함께 공유하고 역사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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