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지키다 전사한 국군 장병의 유가족에게 농산물 보낸 칠곡 응추리 주민‘감동’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0 14:30:30
  • -
  • +
  • 인쇄
“당신이 목숨과 바꾼 생명 같은 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보냅니다.”
▲ 마을 지키다 전사한 국군 장병의 유가족에게 농산물 보낸 칠곡 응추리 주민‘감동’

[뉴스스텝] 6·25 전쟁 당시 한 마을을 지키다 전사하고 70여 년 만에 유해가 발굴된 국군 장병을 위해 주민들이 유가족에게 농산물을 보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들은 6·25 전쟁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다부동 전투가 벌어졌던 경북 칠곡군 가산면 응추리 주민들이다.

응추리 주민들은 20일 자신들이 직접 재배한 고사리, 참기름, 마늘, 쌀, 감자 등의 농산물을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 고 김희정 육군 중위의 유가족에게 보냈다.

마을 앞산을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김 중위의 안타까운 희생을 기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김 중위는 백선엽 장군이 지휘했던 육군 제1사단 15연대 소속으로, 장교로 임관하고 보름 만에 가산면 응추리 야산에서 전사했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2022년 9월 김 중위의 유해를 찾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지난달 유가족에게 전달하고 지난 1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이종록 응추리 이장이 마을 앞산에서 전사한 김 중위의 안타까운 사연을 주민들에게 전파하며 고인을 추모하자고 제안했다.

이장과 주민들은 논의 끝에 간소한 추모식을 열고 김 중위가 목숨과 바꾼 생명 같은 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대구에 살고 있는 유가족에게 보내기로 했다.

이장, 박정섭 마을반장, 홍성화 새마을지도자 등 마을 리더들은 물론 일반 주민 등 20여 명이 정성껏 재배한 농산물을 마련해 추모식이 열리는 마을회관 앞으로 삼삼오오 모였다.

김재욱 칠곡군수도 전달식에 참석해 주민들을 격려하며“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손 푯말을 들고 고인의 희생과 헌신을 기렸다.

칠곡군 천재어린이집 김태순 원장과 원생들은 추모식에 참석해 고사리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추모식은 마을 반장이 사회를 맡고 새마을지도자가 주민을 대표해 감사 편지를 낭독하는 등 주민 주도로 열렸다.

주민들은 행사가 열린 마을회관 앞에 고인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긴 두 개의 현수막을 내걸고 정성 들여 다섯 개의 택배 상자에 농산물과 편지를 넣고 포장했다.

이종록 이장은“고인의 희생이 씨앗이 되어 풍성하게 자라난 농작물이 유가족에게 전달되어 조금이나마 감사와 추모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며 “바쁜 생업에도 적어도 6월만이라도 주민들과 함께 고인을 비롯한 모든 참전용사를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욱 군수는“응추리 주민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평화의 도시에 살고 있는 주민들답게 뜻깊은 일을 했다.”라며 “앞으로도 칠곡군이 이 땅을 지키다 희생된 수많은 호국영령을 기억하고 감사를 보내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양양군, 벼 수확철 맞아 콤바인 임대사업 실시

[뉴스스텝] 양양군 농업기술센터(소장 황병길)는 본격적인 벼 수확철을 맞아 콤바인 임대사업을 시행한다.군 농업기술센터는 9월 8일부터 10월 31일까지를 농기계 중점 임대기간으로 정하고, 주말‧휴일 없이 콤바인 임대사업을 상시 운영하기 위해 인력과 장비·부품을 구비하여 임대를 추진한다.군 농업기술센터 소유 콤바인을 임대하려면 안전교육을 필수로 이수하여야 하며, 안전교육은 사용 미숙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에

2025년 태백교육지원청 반부패 청렴주간 운영

[뉴스스텝] 태백교육지원청은 9월 8일부터 9월 12일까지 ‘2025 반부패 청렴주간’을 운영하며, 전 직원이 참여하는 다양한 청렴 문화 확산 활동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번 청렴주간의 대표 프로그램은 ‘청렴 인물사진 콘테스트’가 진행됐다. 직원들은 ‘청렴’과 ‘상호존중’을 주제로 인물의 표정이나 상징적인 소품 등을 활용해 자유롭게 연출하여 촬영한 사진으로 일상 속 청렴의 가치를 창의적으로 표현했다. 총 5

철원 작은영화관, ‘뒤로 재생, 앞으로 재생’주제로 2025년 작은영화관 기획전 열려

[뉴스스텝]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사)한국영상미디어교육협회가 운영하는 2025년 작은영화관 기획전에 철원 작은영화관이 선정이 되어 8월 6일부터 10월 31일까지 ‘뒤로 재생, 앞으로 재생’이라는 주제로 작은영화관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이번 기획전은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마련됐다. 고전영화와 독립예술영화 상영으로 세대 간의 공감대를 형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