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 2026 국제전 《패트리샤 피치니니: 킨쉽》 개최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2 13: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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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최대 규모 미술관 개인전
▲ 패트리샤 피치니니_독수리알 인간 시리즈 등 전시전경

[뉴스스텝]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은 2026 국제전 《패트리샤 피치니니:킨쉽》을 7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행궁 본관 2, 3, 4, 5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패트리샤 피치니니(Patricia Piccinini)는 1965년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태어나 1972년 호주로 이주한 세계적인 현대미술가이다. 호주국립대학교(ANU) 경제사학을, 빅토리아 예술대학(VCA) 회화를 전공했으며, 멜버른 대학교에서 시각 및 공연예술 명예박사를 받았다. 현재는 호주 멜버른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RMIT 대학 실무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작가는 실리콘, 유리섬유, 머리카락 등을 활용한 극사실 조각을 중심으로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상상의 생명체를 통해 생명, 기술, 돌봄을 둘러싼 동시대의 문제를 다뤄왔다. 2003년 제50회 베니스 비엔날레 호주관 대표 작가로 참여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은 이후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 왔다.

《패트리샤 피치니니: 킨쉽》은 피치니니의 국내 최초 미술관 개인전이자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으로 2002년부터 2025년까지 20년여에 걸친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조망한다. 전시에서는 작가의 주요 조각 작품을 비롯해 사진, 영상, 설치, 아카이브 자료 등 총 56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주한호주대사관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전시 제목인 킨쉽(Kinship)은 일반적으로 친족, 혈연, 가족 관계를 뜻하지만, 피치니니의 작업에서는 인간 중심의 관계를 넘어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맺는 연결과 책임의 의미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피치니니가 창조한 상상의 생명체들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기술, 가족과 타자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며, 생명과 관계를 인식하는 우리의 익숙한 기준을 새롭게 살펴본다. 전시는 '깨어나다' '조우하다', '유대하다', '흔적들' 총 4부로 구성된다.

- 1부 '깨어나다' -

1부 '깨어나다'는 작가가 창조한 낯선 존재들을 처음 소개한다. 익숙한 생명의 형태에서 벗어난 작품들을 통해 사물과 몸, 기술과 자연이 결합된 피치니니의 조형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바쳐진 존재'(2009'는 아기처럼 보이는 낮게 웅크린 생명체의 형상과 실제 피부와 같은 표면 표현을 통해 작가의 극사실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독수리 알 인간'(2018)은 캥거루 주머니를 연상시키는 신체 구조 안에 알을 품은 인물 형상의 작품으로 보호와 돌봄을 주제로 한 작가의 작업 세계를 드러낸다.

- 2부 '조우하다' -

2부 '조우하다'는 낯선 존재와 인간이 서로 마주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상상 속 생명체들이 인간의 일상 공간 안에 함께 있는 듯한 장면을 통해, 서로 다른 존재가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상황과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의심하는 토마스'(2008)는 아이가 낯선 생명체의 입안에 손을 넣어보는 장면을 형상화 한 작품이다. 아이의 조심스러운 자세와 생명체의 극사실적인 표현은 서로 다른 존재가 처음 마주하는 순간의 호기심과 긴장감을 보여준다. 사진 연작 '피츠로이 시리즈'(2011)는 작가가 거주한 호주 멜버른 피츠로이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도서관, 골목, 침실, 거리 등 일상적인 공간에 도시 환경에 적응하도록 상상된 생명체인 ‘바텀피더(Bottom Feeder)’가 등장하며, 상상의 생명체가 실제 동시 공간 안에 존재하는 듯한 장면을 펼쳐낸다.

- 3부 유대하다 -

3부 '유대하다'는 낯선 생명과 인간이 함께 머물며 관계를 이어가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유대'(2016)는 어머니와 아이로 보이는 두 존재가 가까이 기대어 있는 장면을 형상화했다. 인간과 닮은 아이의 신체에 러닝화 밑창을 연상시키는 형태가 결합되어 일상 사물의 형태가 생명체의 신체 일부로 전이되는 작가의 조형적 특징을 보여준다. 인간과 오랑우탄의 특징이 결합된 '킨드레드'(2018), 생명공학으로 탄생한 듯한 어미와 새끼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신생가족'(2002) 등은 낯선 존재와의 친밀감뿐 아니라 보호, 의존, 책임이 함께 작동하는 관계를 담아내어 전시의 주제인 킨쉽(kinship)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 4부 흔적들 -

마지막 4부 '흔적들'은 작가의 작업 과정과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아카이브 공간이다. 작가 인터뷰 영상, 작업 자료, 기록 영상을 통해 작품 구상에서부터 제작되는 과정 그리고 재료를 다루는 방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대규모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기록영상인 '스카이웨일즈(Skywhales): 모든 마음은 노래한다'(2024)는 2013년 작가가 진행한 대규모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작가는 고래와 닮았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생명체를 높이 약 34미터, 길이 23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열기구로 구현했다. 이 압도적인 규모의 낯설고 기괴한 형체는 보는 이에게 놀라움과 낯섦을 불러일으켜 작가가 탐구해 온 낯선 존재와의 관계라는 질문을 미술관 밖으로 확장한다. 또한 아카이브 공간에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서로의 감상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상설 교육 프로그램 '관찰: 기묘한 만남', '실험: 뜻밖의 이웃', '사유: 다정한 시선들' 이 운영된다. 프로그램은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현장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전시와 연계해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7월 24일과 7월31일에는 인문학 강좌 'SUMA 렉쳐': SF와 생명의 낯선 존재 끌어안기'가 7월 25일에는 작가와 함께 작품 세계와 작품 속에 담긴 인간, 자연, 기술의 연결고리에 대해 직접 들어보는 '아티스트 토크'가 개최된다. 7월 29일에는 ‘문화가 있는 날’로 무료 운영과 오후 9시까지 야간 개방 운영하며 오후 7에는 집시 재즈 밴드 ‘라 쁘띠 프랑스 콰르텟’의 재즈 공연이 무료로 운영된다.

수원시립미술관 오민범 관장은 “수원시립미술관은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의 고향에 자리한 미술관으로 여성주의와 돌봄, 공존의 문제를 동시대미술의 주요 의제로 다루어왔다”라며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갈 관계와 책임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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