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애인 자립절차' 개선해 시설 퇴소 전․후 촘촘하게 지원한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6 13: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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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결과 ‘건강관리‧고립감’ 등 어려움 반영… 정착 어려운 장애인 재입소 길 열어
▲ 서울시청

[뉴스스텝] 앞으로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이 자립을 희망하는 경우, 의료진이 건강 상태를 비롯해 자립역량을 면밀히 상담하고 지원주택에 들어갈 때에도 바로 입주하지 않고 ‘자립체험 기간’을 통해 적응 과정을 거치게 된다.

서울시는 장애인의 성공적인 사회 정착을 돕기 위해 자립역량 점검부터 퇴소 후 지원까지 아우르는 ‘장애인 자립지원 절차 개선안’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시내 39개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1,900명의 자립역량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개선안에는 의료인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퇴소 전 자립역량 상담,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립지원위원회 퇴소 검토, 퇴소 후 정기적인 모니터링 등 지원, 이렇게 신설·보완된 절차가 담겼다.

시는 종전에 시설 거주 장애인이 자립을 희망하면 퇴소위원회에서 여부를 결정, 지원주택 입주를 돕는 절차로만 진행되다 보니 퇴소 후에 적응 및 생활이 이뤄지는 과정 등을 면밀히 살피고 지원하기 어려웠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체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장애인의 시설 퇴소 결정 전에 진행되는 자립역량 조사는 의료진 등 전문가 상담과 대면 심층조사를 통해 신체·정신적 건강 상태 확인, 의사소통·일상생활 수행 정도 등을 고려해 우선자립·단계적 자립·시설 거주, 3가지로 구분해 지원한다.

‘우선 자립’이 가능하다 판단되면 자립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자립을 지원 절차에 들어가며 ‘단계적 자립’은 5년간 자립 연습기간을 갖고 준비, 퇴소한 뒤에도 체험홈 등을 통해 자립생활을 충분히 경험한 후 지원주택·민간임대주택 등 정착을 도움받게 된다.

자립역량 상담 후 사회에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자립지원위원회’를 연다. 기존에 시설 관계자만 참여했던 퇴소위원회가 아닌 의료인·재활상담가·자립지원기관 관계자 등 전문가들이 퇴소 및 자립지원을 다각적으로 검토한다.

자립생활을 천천히 익힌 뒤에 지원주택에 정착할 수 있도록 퇴소 절차를 밟는 동안에 충분한 체험 기간을 부여하고, 퇴소 후에도 지역사회 정착에 불편이나 어려움이 없는지도 지속 모니터링한다.

앞으로는 자립 후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자립역량 재심사 절차를 통해 필요시 시설 재입소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장애인 자립지원 절차 개선’에 앞서 거주시설 퇴소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착 및 생활실태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해 8~12월, 거주시설 퇴소장애인 700명(응답 487명)의 ‘자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31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2009~2022년 사이 지역사회에 정착한 장애인 700명을 대상으로 복지담당 공무원과 전문 조사기관이 함께 입·퇴소 과정의 적절성, 생활실태, 건강 상태, 만족도 등 총 35문항을 파악했다.

다만 전반적인 생활 만족도는 비교적 높지만 심층사례 조사 결과, 기저질환이나 병력이 있는 중증 고위험군의 건강 문제, 지역사회로부터의 고립감 등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건강상태 확인을 포함한 자립역량 조사, 자립체험 기회 등 절차를 추가키로 한 것이다.

특히 탈시설 후 주 돌봄자가 부모인 경우, 자립생활을 이어가기에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돌봄 공백 우려 등 이유로 시설 재입소를 희망하기도 했으며 퇴소 후 지병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건강이 악화되는 사례도 있었던 만큼 절차 개선이 필요했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시설에서 퇴소한 장애인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면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지원 절차를 개선했다”며 “장애유형·건강 상태·소통능력·자립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애인의 주거선택권’을 최우선으로 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자립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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