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간이 빚어낸 고즈넉한 정원, 담양 '명옥헌 원림'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7 12:35:52
  • -
  • +
  • 인쇄
조선 선비정신 담은 전통 별서정원… 여름철 배롱나무꽃 ‘절정’
▲ 명옥헌원림

[뉴스스텝] 담양군 고서면에 위치한 ‘명옥헌 원림’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자연관과 사유의 공간이 고스란히 담긴 전통 별서정원이다.

최근 들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즐기기 위한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담양을 대표하는 정원문화 자산 중 하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명옥헌 원림은 조선 중기 문신 오희도 선생의 아들 오이정 선생이 부친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별서다.

정자 이름인 ‘명옥헌(鳴玉軒)’은 정자 뒤로 흐르는 샘물 소리가 옥구슬이 부딪치는 듯 맑고 고왔던 데서 유래했으며, 당대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전해진다.

정자와 정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사색과 학문에 몰두했던 선비정신을 느낄 수 있는 철학적 공간이다.

명옥헌으로 향하는 길은 차량 진입이 제한돼 있어 주차장에서 약 700m 정도를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자갈길과 흙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며 시골의 소박한 풍경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길은, 이 정원이 가진 ‘느림의 미학’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해준다.

정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정자 앞에 위치한 두 개의 연못이다.

이는 조선 전통 정원양식 중 하나인 ‘방지원도(方地圓島)’ 구조로, 사각형 연못 안에 둥근 섬을 배치해 자연의 이치를 형상화한 형태다.

연못 주변으로는 수령 100년이 넘는 배롱나무(목백일홍)와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이면 붉게 물든 배롱나무꽃이 연못 수면 위로 흩날려 정원의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룬다.

‘백일 동안 꽃을 피운다’는 의미를 가진 배롱나무는 선비의 끈기와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로, 조용히 꽃을 바라보며 잠시 사색에 잠기기에 더없이 좋은 풍경을 선사한다.

‘명옥헌’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방이 트인 구조로 되어 있어, 마루에 앉으면 고요한 숲과 연못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공을 최소화한 정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인간 중심이 아닌 ‘자연 중심’의 정원미를 보여준다.

담양군 관계자는 “명옥헌 원림은 조선 선비들의 삶과 정신을 간직한 역사문화 자원으로,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쉼과 사색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라며, “특히 배롱나무꽃이 만개하는 여름철에는 담양의 또 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최신뉴스

경기도의회 유영두 의원, “실집행률 한 자리 수 체육인 기회소득, 사업 재설계까지 고민해야”

[뉴스스텝]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영두 부위원장(국민의힘, 광주1)은 10일 실시된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체육인 기회소득’의 실집행률이 2024년도 3.57%, 2025년 10월 20일 기준 9.9%에 불과해 사업 재설계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유영두 부위원장은 “지난 24년도 결산 승인 및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당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본 위원회에 ‘체육인 기회소득 사업이 2

이자형 경기도의원, 학교운동부 지도자 갑질 및 불법 영리 활동에 대한 관리·감독 철저 주문

[뉴스스텝]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이자형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11월 10일 성남, 시흥, 포천, 가평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학교운동부 지도자들의 불법 겸업·영리 활동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투명한 운동부 운영을 위한 전수 조사 및 신고·처벌 체계 점검을 주문했다.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내 일부 학교운동부 지도자들이 학생 대상 개인교습 등 신고하지 않는 겸업 활동을

경기도의회 김일중 의원, “학교 공사 품질은 학생 안전의 기본”... 하도급 관리 강화 촉구

[뉴스스텝]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김일중 도의원(국민의힘, 이천1)은 10일 열린 2025년도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성남·시흥·포천·가평 교육지원청)에서 “최근 3년간 학교시설 공사에서 하도급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승인·점검 절차가 형식화되면서 공사 품질 저하와 하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김일중 의원은 “성남교육지원청은 최근 3년간 20억원 이상 공사 11건 중 8건,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