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복원한 전통 녹색 안료(동록) 실제 국가유산 공사에 최초 적용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2 12:15:35
  • -
  • +
  • 인쇄
동록 안료 산업화 성공에 이어 보물 '춘천 청평사 회전문' 전통 단청 원형 재현 공사에 적용
▲ 시판되는 동록 안료(가일전통안료 제공)

[뉴스스텝]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전통 제조 방법이 단절된 전통 인공 안료인 ‘동록(銅綠)’의 복원 성공과 제조 기술 민간 이전에 이어, 해당 안료를 올해 10월부터 보물 '춘천 청평사 회전문' 단청 공사에 사용함으로써 실제 국가유산수리 현장에 최초로 적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동록은 조선시대 궁궐과 사찰 등 전통 건축물의 단청, 벽화, 불화 등에 사용된 대표적인 녹색 안료로, 연잎처럼 짙은 녹색을 띠어 ‘하엽(荷葉)’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근대 이후 화학안료의 도입과 함께 제조기술 등 명맥이 끊긴 상황이었다.

이에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고문헌과 현장에 남아 있는 전통 단청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현 연구를 실시하여, 전통 하엽색을 내는 동록 안료가 천연 광물에서 기원한 것이 아닌, 구리 또는 청동 부식물을 가공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안료임을 밝혔고, 전통 제법으로 동록 안료를 과학적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복원 연구로 확보한 동록 안료의 전통 제법을 2023년 6월 국유특허로 등록한 이후, 2024년 7월에 국내 전통안료 제조업체인 ㈜가일전통안료와 통상실시권 계약을 체결하여 제조기술을 이전했다. 기술 이전 이후에는 ㈜가일전통안료에 동록 안료 생산 시험(파일럿) 라인 구축과 함께 현장 기술 지도를 실시하고, 안료 품질의 최적화를 위한 품질분석 등을 지원했다.

이 결과 국유특허 기술을 활용한 동록 안료 1종이 올해 3월 상품으로 출시됐으며, 10월부터는 국가유산청에서 추진하는 ‘전통 단청 적용 시범사업’ 대상인 보물 '춘천 청평사 회전문' 단청 공사에 처음으로 적용하고 있다.

'춘천 청평사 회전문'은 조선시대 중기 건축역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사역 내 유일한 국가지정 문화유산이지만, 과거 여러 차례의 보수공사 과정에서 단청 문양의 원형을 잃은 상태이다.

현재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과 기존 단청에 남아 있는 문양을 고증하여 '춘천 청평사 회전문' 단청의 문양 원형을 재현하는 공사 중으로, 창건 당시 단청이 녹청색 위주의 16세기 양식인 점을 고려하여 공사에는 동록을 비롯한 석청, 석록 등이 주된 안료로 사용된다.

현장 시공을 맡은 주광관 단청장 이수자(서울특별시 무형유산)는 “동록 안료는 전통의 깊은 색감을 완벽히 재현할 뿐 아니라 단청 작업 시 발림성이 좋고 내구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성과는 전통 안료의 복원(4년)부터 실제 생산(3년)에 이르기까지 총 7년에 걸친 꾸준한 노력의 결실로, 100여 년 동안 단절됐던 전통 기술과 재료를 복원하여 산업화 모델로 정착시키고, 다시 문화유산 현장에 되살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앞으로도 전통 재료의 복원과 품질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고 국가유산 수리 복원 현장에 안정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여 우리 문화유산의 품격을 계승하고 국민이 전통기술의 가치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경남도, “김해공항 시설 확충 대책 촉구... 행정통합은 주민투표로”

[뉴스스텝] 경상남도는 29일 도청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김해공항 인프라 개선을 위한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과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주민투표 원칙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2025년 한 해 동안 경남이 거둔 도정 성과를 공유하며 새해 도정 운영의 각오를 다졌다.이날 박완수 도지사는 최근 이용객 1,000만 명을 돌파한 김해공항의 실상을 언급하며 “수용 능력(약 800만 명)을 이미 초

서산시의회, ‘서산시 해안권 체류형 관광 활성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개최

[뉴스스텝] 서산시의회 의원 연구모임인 ‘서산시 해안권 체류형 관광 활성화 연구모임’이 29일 서산시의회 의원 대기실에서 ‘서산시 해안권 체류형 관광 활성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는 연구모임 소속 의원들과 연구용역 수행기관인 지방자치정책연구원 연구진이 참석해 서산시 해안권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한 최종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최종보고를 맡은 지방자치정책연구원

서울 지하철 全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완료… 환승은 짧게, 시민 일상은 더 길게

[뉴스스텝] 서울 지하철이 전국 최초로 338개 전 역사에 지상 입구부터 승강장까지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한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료하고, 시민 모두를 위한 도시철도로 거듭난다. 앞으로는 2단계 사업인 ‘전 역사 10분 내 환승’도 추진돼 그간 길었던 환승 시간을 시민들의 일상으로 되돌려드릴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29일 오후 2시 5호선 까치산역에서 ‘전역사 1역사 1동선 확보 기념식’을 개최했다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