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새로운 가야사(史) 발굴 터널 속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어진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4 11: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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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모곡터널에 발굴유물 보존·활용 공간 ‘영남권역 예담고(庫)’ 개관
▲ 영남권역 예담고

[뉴스스텝] 국가유산청은 2015년부터 금관가야 왕성의 실체 확인을 위해 실시 중인 '김해 봉황동 유적' 제10차(2024년) 발굴조사에서 1세기 대 변한의 최고 세력을 상징하는 최고급 의례용 옻칠 제기(목이 긴 옻칠 굽다리 접시) 15점을 최근 확인해 24일 공개한다. 그리고 국가에 귀속되지 않은 비귀속 유물들을 안정적으로 보관·관리하고 전시나 교육·체험 등을 하는 공간인 ‘예담고(영남권역)’를 함안 모곡터널에서 개관해 공개한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오춘영)가 이번에 발굴한 유물들은 대규모 취락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구상유구(溝狀遺構)와 함께 깊이 약 0.7m의 유기물층에서 확인됐다. 조사구간은 약 109㎡(33평)의 비교적 좁은 공간인데, 1~4세기에 제작·사용된 최고급 옻칠 목기를 포함한 300여 점의 목제품이 집중적으로 출토됐다.

옻칠 제기(목이 긴 옻칠 굽다리 접시) 15점의 목 부분은 지름 1cm로, 기존 출토품들에서 확인된 지름인 3~4cm 보다 훨씬 가늘고 정교한 특징이 있다. 또한, 바닥부분에 녹로(물레)를 고정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초기 단계이나 그릇을 만들 때 돌려가며 작업하는‘회전 깎기’기술이 변한 시기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어 당시부터 이어진 목공예 기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이 15점을 포함하여 칼집형 칠기와 원통형 그릇, 뚜껑 등 총 30여 점의 칠기와 항아리 및 새 모양 목제품, 주걱·그릇·잔 등의 생활용 목기류, 물레와 베틀로 추정되는 직기용 부속구, 자귀(목재를 가공하는 연장) 자루 같은 농공구 등 다양한 생활유물들도 함께 출토됐다. 점을 치는 용도로 쓰인 점뼈(卜骨), 소형 토제품 등의 유물도 확인되어 변한 시기 의례 관련 일면도 추정해 볼 수 있게 됐다.

최상위 위계 무덤의 부장품으로 알려졌던 옻칠 그릇(목이 긴 옻칠 굽다리 접시)이 생활유적에서 최다량 출토되는 등 이번 발굴 성과는 '김해 봉황동 유적'이 이미 1세기부터 독자적인 대규모 생활유적을 형성했으며, 변한의 수장급 거처에서 점차 성장하여 금관가야의 중심지, 즉 왕궁지로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한다.

2021년부터 예담고(庫) 건립을 추진해온 국가유산청과 한국문화유산협회(회장 김창억)는 예담고(庫)가 유물의 단순 보관·관리와 체험·교육 공간에서 나아가 국가로 귀속되기 전 유물들의 가치를 탐색하고 극대화하는 ‘문화의 정거장’이자 비귀속 유물들의 ‘최종 종착지’로 기능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예담고(庫)는 발굴→연구→전시→교육까지 ‘유물의 여정’을 온전히 담아내는 이야기의 공간이자 유산이 적극적으로 활용·공유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24일 개소하는 ‘영남권역 예담고(庫)’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함안 모곡터널을 재활용하여 영남권역의 유산을 전시·활용하는 공간으로, 고대 철기 문화와 교역으로 번성했던 아라가야의 중심지인 경남 함안이 새로운 역사·문화 공간의 거점으로 자리잡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권역 예담고(庫)에서는 영남권역에서 발굴된 1,700여 상자에 달하는 발굴유물을 기반으로 개방형 수장고를 함께 운영할 예정이며, 3월 24일 개관을 기념하여 아라가야 주요 유적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특별전도 마련된다. 아라가야 궁성인 '함안 가야리 유적', 아라가야 귀족의 무덤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 아라가야 토기가마터인 '함안 우거리 유적' 출토 유물 100여 점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유물을 발견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트라울: 과거와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들’ 상설전도 관람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우리 국가유산을 일상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살아있는 문화 자산으로서 보존·연구·활용하며 역사의 숨결을 이어가기 위한 적극행정을 실현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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