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미술관, 20주년 기념 전시 '추상과 관객'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1 11:20:04
  • -
  • +
  • 인쇄
경남 추상회화의 거장, ‘전혁림’, ‘이성자’, ‘이준’의 작품세계 구술 채록과 함께 감상
▲ 20주년 기념 전시 '추상과 관객' 포스터

[뉴스스텝] 경남도립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경남을 대표하는 추상회화의 거장, 전혁림, 이성자, 이준의 작품세계를 바탕으로 관객이 참여하는 전시 추상과 관객을 오는 21일부터 10월 6일까지 개최한다.

‘추상(抽象)’은 어떤 생각이나 모양을 뽑아내는 인간의 정신작용으로 20세기 미술 전반에 영향을 끼친 개념이다. 추상과 관객은 대상의 외형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구상의 관습을 벗어나 혁신의 태도로 인간의 정신성을 강조하는 ‘추상 미술’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이 미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추상을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미술관에서 ‘관객(觀客)’은 전시를 감상하는 사람이면서, 감상이나 관람에 그치지 않고 전시를 함께 만드는 주체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가치 있는 작품을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미술관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시의 개념과 의미를 생산하는 데까지 나아가고자 한다.

전시에 출품되는 전혁림(1915-2010), 이성자(1918-2009), 이준(1919-2021) 작가의 작품들은 한국 추상미술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자연을 모티브로 하는 서정적인 추상을 담고 있다. 통영, 진주, 남해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이들은 ‘자연(自然)’의 형태, 예컨대 하늘, 바다, 대지 또는 해, 달 등의 외형을 부정하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본질적인 요소를 추출하는 정신작용을 작업의 기본 원리로 삼는다. 이들에게 자연은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로 이해된다.

관객은 전혁림, 이성자, 이준 작가의 작품을 구술 채록과 함께 감상하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현선, 오유경, 조재영 작가의 회화, 설치, 조각이 설치된 전시실을 거닐며 추상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전현선의 회화는 원뿔을 비롯한 다면체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인간관계, 사물, 상황을 수렴한다. 오유경의 설치는 다중적인 사회와 자연, 우주와 우리의 삶을 연결된 구조로 인식하며 다양한 모양의 크고 작은 원형 개체들을 결합하거나 중첩한다. 조재영의 조각은 일상의 사물로부터 사물의 윤곽(외관)을 추출해 기하학적 단위로 차감한다.

수렴, 연결, 차감의 과정을 거치는 이들의 작품은 전혁림, 이성자, 이준의 차용, 중첩, 분할 등의 추상 과정과 연동하고 만나며 추상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덧댈 수 있도록 유도한다.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 관객은 ‘감상’, ‘토론’, ‘실천’으로 구분된 세 개의 공간에서 ‘차용’, ‘중첩’, ‘분할’, ‘수렴’, ‘연결’, ‘차감’ 등의 추상적 요소를 탐구하고 ‘보기’,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그리기’로 참여할 수 있다.

이미영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추상과 관객은 경남미술사 연구의 하나로 5년째 진행해 온 청소년 교육프로그램 한국의 거장들을 전시의 형태로 풀어낸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금숙 경남도립미술관장은 “개관 20주년을 맞이하는 경남도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교육, 향유, 성찰, 지식공유’라는 미술관 기능에 주목하고, 전시프로그램과 관객과의 관계 또는 역할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성주군 조원호 명인농장 대표, ‘경북 농업명장’ 선정

[뉴스스텝] 성주군이 11일 ‘경상북도 농업인의 날’기념행사에서 대가면 흥산리 조원호 명인농장 대표가 ‘참외 분야’‘경북 농업명장’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경북 농업명장은 농업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과 노하우를 발휘하며 지역 농업 발전에 기여한 농업인을 대상으로 매년 선정되는 명예로운 타이틀로, 조원호 씨는 그동안의 성실한 농업 경영과 혁신적인 기술 도입으로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 조원호 명장은

통영시의회, 지역축제 발전을 위한 간담회 개최

[뉴스스텝] 통영시의회 의원연구단체 '통영시 지역축제 발전방안 연구회'(회장 박상준 의원)는 11월 10일 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지역축제 발전을 위한 실무부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통영시 지역축제 발전방안 연구회'회장인 박상준 의원과 간사인 조필규 의원, 김미옥 의원, 신철기 의원, 노성진 의원과 문화예술과 및 통영문화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간담회에서는 제64

제천시의회, 울릉도 국내연수 실시

[뉴스스텝] 제천시의회는 11일부터 12일까지 울릉도 일원에서 국내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연수는 제천시와 울릉군이 지역을 넘어 하나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연수단은 11일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를 찾아 해양생태계 변화와 해양자원 관리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기후변화 대응 및 해양주권 강화를 위한 연구활동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이후 울릉군의회를 방문한 연수단은 교류 간담회를 열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