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그 긴 시간 동안 한 번도 포기하지 않은 할머니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1 11: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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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외손자·손녀 건강하게 양육한 할머니 위탁가정 모범사례로 소개
▲ 영암군 무상 임대주 달뜨는 집

[뉴스스텝] “제게 할머니는 ‘두 번째 엄마’ 같아요. 엄마보다 더 엄마 같달까. 그 긴 시간 동안 한 번도 포기하지 않으셨어요…이제는 제가 할머니와 동생을 지킬게요. 진심으로 사랑해요.”

영암군 삼호읍의 김영인(22, 가명) 학생은, 자신과 장애인인 여동생을 포기하지 않고 길러준 외할머니가 고맙다.

대학교 2학년인 영인 학생이, 올해 75세인 외할머니와 영암에서 같이 살게 된 때는, 2006년 여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다.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아야 하는 여동생을 낳은 엄마가 병원에서 사라져 연락두절 상태가 됐다.

이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은 외할머니는 약한 생명을 이어가는 어린 손녀를 차마 그대로 두고 올 수 없었고, 남매를 영암 집으로 데려와 기르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2007년 부모가 이혼해 아이 아빠와 연락도 끊기고, 2009년 여동생은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았다.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가진 할머니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며 두 아이의 학교생활부터 식사 준비, 재활치료까지를 도맡았다.

특히, 혼자서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항상 기저귀를 착용하고 누워지내는 손녀의 손발이 돼주며 건강을 돌봤다.

영암군은 2012년 영인 학생 가족을 기초생활수급 가정으로 등록하고, 이듬해에는 무상 임대주택 ‘달뜨는 집’에 입주하도록 지원했다.

2018년부터는 남매를 ‘가정위탁 보호제도’에 등록해 양육보조금, 세대위로금, 대학입학준비금 등을 지원하고, 매년 분기별로 양육상황을 점검해 오고 있다.

할머니의 헌신에 가정위탁제도가 뒷받침된 결과, 영인 학생은 군대를 마치고 학업을 이어가며 장차 가족을 자기 손으로 돌볼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여동생은 그사이 장애인 특수학교를 무사히 졸업해 할머니와 밝게 생활하고 있다.

소식이 끊겼던 남매의 엄마도 최근에 연락이 닿아 아이들의 성장을 알고 지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영암군은 올해 5~6월 2분기 위탁가정 23세대, 31명 보호 아동의 기본생활권 보장 및 인권 보호 정기 실태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다.

이 현장 점검에서는 △아동 생활 및 건강관리 상태 △개별 아동 맞춤형 보호계획 수립 및 이행 실태 △후원금·보조금 집행 내역 확인 △가정위탁가정 양육환경 및 아동 정서 상태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영인 학생의 가족도 여기 포함돼 있고, 영암군은 17년 동안 이어져 온 가정위탁 제도의 모범 사례로 영인 학생 가족을 발굴·소개하고 나섰다.

남매 할머니의 바람은 외손녀와 앞으로도 계속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 어르신은 “이제는 이 아이가 없으면 나도 살 수가 없다. 내 힘이 닿는 한 끝까지 아이를 지키며 살아가겠다”며 가족의 소중함을 전했다.

영암군은 정기 현장 실태 점검을 바탕으로 아이의 권익을 최우선에 놓고 아동 의견 청취 절차 강화, 민감 사안 외부 전문가 동행 점검 등으로 제도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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