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사라진 왕실의 추모 공간 '영희전'… 4권의 의궤로 다시 조명하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9 10:15:18
  • -
  • +
  • 인쇄
외규장각 의궤 2종 포함, 영희전의 건립부터 소멸까지 역사적 변천사 조명
▲ 영희전 건축의궤집 1~4권

[뉴스스텝] 서울역사편찬원은 조선후기 왕실의 어진봉안처였던 영희전의 건축 공사와 관련한 의궤 4종(남별전중건청의궤·진전중수도감의궤·남전증건도감의궤·영희전영건의궤)을 모은 국역서 ‘영희전 건축의궤집’ 1~4권을 발간했다.

1권 《국역 남별전중건청의궤》(1677년), 2권 《국역 진전중수도감의궤》(1748년), 3권 《국역 남전증건도감의궤》(1858년), 4권 《국역 영희전영건도감의궤》(1900년)으로 구성했다.

서울에 오래 산 시민들에게도 영희전은 낯선 이름이다. 조선 왕실은 왕의 어진(초상화)를 모시기 위해 어진봉안처인 ‘진전(眞殿)’을 두었는데, 조선후기 대표적인 진전이 영희전이다. 태조·세조·원종·숙종·영조·순조 등 여섯 왕의 어진을 모신 왕실의 중요한 추모 공간이었지만, 현재 건물은 사라지고 기록으로만 그 자취를 전하고 있다.

4종 의궤는 영희전 건축 공사에 관한 내용이다. 영희전을 다시 짓고, 늘려 짓고, 새로 지었던 상세한 건축 공사 과정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공사 조직과 운영 체계, 건축 재료와 건물 배치도, 어진 봉안 의례와 행렬(반차도) 등 상세한 기록이 남아있다. 단순한 건물 변화뿐만 아니라 영희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사료인 것이다. 4종 의궤 가운데 프랑스에서 반환한 외규장각 의궤(남별전중건청의궤·진전중수도감의궤)도 있어 사료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임진왜란 이후 세조와 원종의 어진보관처는 ‘남별전(南別殿)’이었다. 1677년(숙종 3) 정전 1실 규모였던 남별전에 태조 어진 봉안을 계획하며, 3실 규모로 중건됐다. 1688년(숙종 14)에는 태조의 어진을 봉안하고, 1690년 전호(殿號)를 내려 ‘영희전’이라 했다. 이후 1748년(영조 24) 숙종 어진을 봉안하며 5실 규모의 중수(重修, 낡은 건물을 손질하고 고침)가 이루어졌다. 1848년(철종 9)에는 순조 어진이 추가로 봉안되어 6실 규모가 됐다. 1899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도성 남쪽의 영희전을 경모궁 자리로 옮기게 됐다.

영희전은 조선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영희전은 그 이름보다는 ‘경모궁지’(현재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병원 부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영희전에 봉안됐다가 일제강점기 동안 창덕궁 신선원전에 옮겨졌던 어진도 6·25전쟁 당시 부산 피난 중 소실되고 말았다고 한다.

이번 책을 발간하며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번에 번역한 4종의 영희전 건축 의궤가 기록 속에서 이름만으로 현전하는 영희전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영희전을 연구하는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영희전 건축의궤집’ 1~4권은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에서 전자책으로 무료 열람할 수 있으며 구매를 원하는 시민은 서울책방(시민청 지하1층)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12월 중 서울시 공공도서관에도 배포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 존중하는 사회가 성장·발전의 기회 있어"

[뉴스스텝]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실용적인 사고, 과학기술을 존중하는 사회라야 성장·발전의 기회가 있다는 생각인 든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역사적으로 그렇지만 과학기술을 존중하는 사회 또는 국가 과학기술에 투자하는 국가는 흥했다"라며

전주시청 배드민턴팀, 동호인 대상 재능기부 나서

[뉴스스텝] 전주시청 직장운동경기부 배드민턴팀이 지역 생활체육 활성화와 배드민턴 저변 확대를 위해 클럽 동호인을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 레슨에 나섰다.전주시청 배드민턴팀은 12일 오후 7시 30분, 올클래스 배드민턴 체육관에서 올클래스 클럽 동호인 50명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전주시 배드민턴팀은 지난해 창단 이후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꾸준히 강화해왔으며, 올해만 총 7차례에 걸쳐 재능기부 활

광주시 서구청소년문화의집, 스스로 만든 청소년 성장스토리, 다람즈와 전동킥보드게임방

[뉴스스텝] 함께여서 즐거운 청소년들의 마을활동플랫폼 서구청소년문화의집 ’시소센터‘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몸과 마음의 성장을 위해 매해 ’청소년 자기주도형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 자기주도형 봉사활동이란 청소년이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스스로 조사·분석하고, 그 해결을 위해 기획·실행·평가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봉사활동을 말한다. 시소센터에서는 이러한 취지를 바탕으로 청소년동아리 ‘다람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