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이야기가 담긴 유물 478점, 인천시립박물관에 모이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8 09:00:10
  • -
  • +
  • 인쇄
3개월간 근대 서화·국민방위군 일기·희귀 영화 잡지 등 시민소장 유물 기증돼
▲ 안용진 기증 이당 김은호 선면산수도

[뉴스스텝] 인천광역시 시립박물관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시민들의 애환이 서린 유물 158건 478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3분기에는 특히 개인의 소중한 이야기가 담긴 자료가 다수 기증됐다.

부평구 산곡동에 거주하는 안용진 씨는 시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보관해 오던 근대 서화류 56점을 기증했다.

시할아버지인 고(故) 장석웅 선생은 인천 출신 예술인 김은호, 박세림은 물론 오세창, 이귀하 등 당대의 서예가들과 폭넓게 교류했다.

그가 살았던 송월동 집의 당호(堂號)에 자신의 호‘경운’을 붙여 경운재(耕雲齋)라 불렀는데, 기증된 다수의 작품에 이 호와 당호(堂號)가 함께 적혀 있어 의미가 더욱 크다.

김기창, 변관식, 고희동, 김용진, 최우석, 이병직 등 당대 대표 화가 여섯 명이 함께 그린 합작도는 다양한 화풍의 그림이 한 폭에 그려져 독특한 예술성을 자아낸다.

한편 서구 가좌동에 거주하는 심재갑 씨가 기증한 ‘국민방위군 일기’는 6·25 전쟁 당시 기증자가 열일곱 나이에 국민방위군으로 참전하여 쓴 일기이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국민방위군설치법 공포에 따라 창설된 국민방위군은 정규군보다는 예비병역에 가까웠으나, 훈련 부족과 열악한 처우 등 여러 문제를 낳으며 6개월 만인 1951년 5월에 해체됐다.

기증자는 제주도에서 복무한 반년 동안 학생 노트에 하루하루 자신이 겪었던 일을 일기로 적었다.

국민방위군 제도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현실에서 당시 실상을 상세히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석의준 씨가 기증한 1950년대 영화 잡지와 포스터는 이웃이 버린 휴지 더미에서 종이 뭉치를 발견해서 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희귀본 잡지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조만간 재개발로 사라질 화수고개 제일기름집 간판, 2002 월드컵과 2014 아시안게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수집한 자료 등 인천의 다양한 이야기를 간직한 자료들이 기증됐다.

박물관은 기증받은 유물을 면밀히 조사하고 유물관리 시스템에 등록한 후 박물관의 전시·교육·학술연구 자료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손장원 시 시립박물관장은 “귀중한 유물을 시민들을 위해 아무 조건 없이 기증해 주신 분들 덕분에 박물관 소장품이 더욱 풍성해지고 있어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민들의 소중한 이야기가 박물관으로 기증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강화군, 생활 공구 무료 대여 서비스 제공

[뉴스스텝] 강화군이 군민들의 주거 편의 증진을 위해 강화군 행복센터 3층에 위치한 마을 주택 관리소에서 생활 공구 무료 대여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이 서비스는 전동드릴, 그라인더, 절단기, 타카 등 생활에 꼭 필요한 공구를 최대 3일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것으로, 강화군민이라면 신분증만 지참하면 누구나 대여할 수 있다.마을 주택 관리소는 주민들이 자주 필요하지만, 개별 구매에 부담을 느낄 수 있

인천광역시 중구의회,‘2025년 신흥시장 가을맞이 한마당 축제’ 참석

[뉴스스텝] 인천광역시 중구의회는 9월 5일, 신흥시장에서 열린 '2025년 신흥시장 가을맞이 한마당 축제'에 참석해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이번 축제는 신흥시장 상인들과 여러 주민이 함께한 가운데 열렸다. 행사에서는 길놀이 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 축사, 떡메치기 등 다채로운 공식행사와 함께 지역 주민들을 위한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또한 전통놀이

대구서부교육지원청,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해소 가족캠프 성료

[뉴스스텝] 대구서부교육지원청은 9월 6일부터 7일까지 1박 2일간 가야산생태탐방원에서 북구 지역 10가정 38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해소 가족캠프’를 운영했다고 밝혔다.이번 캠프는 서부교육지원청 지역공동사업의 하나로 북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주관하고 가야산생태탐방원이 후원했으며, 학생들의 건전한 디지털 사용 습관 형성과 가족 간 소통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주요 프로그램으로 부모·자녀 소통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