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만인의 마음을 자수로 담은 희귀 유물 최초 공개 및 학술행사 개최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3-30 17: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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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에 서울시 유형문화유산 '행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 공개
▲ 서울공예박물관, 만인의 마음을 자수로 담은 희귀 유물 최초 공개 및 학술행사 개최

[뉴스스텝] 서울공예박물관은 오는 4월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지정된 '행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을 최초 공개하고 학술행사를 마련한다.

서울공예박물관 소장 '행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은 평안북도 구성군수 오일영(재임 1897~1900)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20폭의 자수 병풍이다. 백색 단(緞) 직물에 붉은 실로 ‘광무 2년(1898)’ 연호와 제목을 정교하게 수놓았으며, 평수·이음수 등 전통 자수기법이 사용됐다.

구성군수 오일영은 재임 중 세금 부담을 조정하고, 장기간 해결되지 못한 송사를 공정하게 처리하는 등 지역의 주요 민원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백성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에 감동한 구성군민 2,000여 명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자수 병풍을 제작했으며, 그의 공적을 길이 기리고자 했다. '행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은 지방관의 송덕을 기리는 자료 중 병풍 형식으로 제작된 유일한 사례로, 구성군의 주요 인물과 지역 경관, 지리 정보가 자수로 정교하게 표현되어 역사적·공예적 가치가 매우 높다.

해당 병풍은 관료의 선정(善政)을 기리는 자수 병풍 가운데서도 매우 희귀한 사례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정교하게 담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지방관의 공덕을 기리는 자료로는 송덕비(頌德碑)나 만인산(萬人傘)이 일반적이지만, 병풍 형식으로 제작된 사례는 현재까지 유일하며, 지방의 역사지리 정보를 자수로 수놓은 점에서도 독보적인 유물이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24년 11월 28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유물 공개와 더불어 보존복원 성과를 공유하고 문화유산의 학술적 가치와 활용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학술 컬로퀴엄(colloquium)《공예문화유산을 보는 시선–보존과학·공예·인문학의 융합적 관점》이 이어진다.

이번 학술 컬로퀴엄은 '행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의 보존·복원 완료를 기념하여 마련된 뜻깊은 자리로, 구성군수 오일영의 업적과 병풍 제작 당시의 장황 및 자수 기법, 병풍의 역사적 의미가 현대의 보존·복원 기술과 어우러져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는지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공예문화유산을 보는 시선-보존과학·공예·인문학의 융합적 관점"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대상 병풍 20폭이 최초 공개되는 ‘Open LAB’을 통해 시민들에게도 현장에서 유물 열람하고, 보존과학 학예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학술 컬로퀴엄과 함께 10시부터 운영되는 보존과학실(전시 3동 4층) ‘Open LAB’에서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시민 20명이 병풍을 가까이에서 직접 관람하며, 보존처리를 담당한 보존과학 학예연구사로부터 유물의 보존복원 과정에서 밝혀진 유물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상세히 듣고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13시부터 진행되는 학술 컬로퀴엄(교육동 1층 강당)은 보존과학적, 공예적, 인문학적 시선으로 구성된 총 5개의 전문가 발표로 이루어진다. 특히 병풍의 과학적 분석 및 보존처리 결과(이량미), 구성군수 오일영의 치적과 병풍의 공예사적 연구(장경희 한서대학교 문화재보존학과 교수), 병풍 장황 직물에 대한 고찰(박윤미 동양복식연구원 원장・전 단국대학교 전통의상학과 연구교수), 수산(繡傘)에서 수병(繡屛)이 된 형식 변화의 성격과 의미(김수진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 병풍으로 제작된 구성부 지도의 경관과 의미(양윤정 연세대학교 미래융합연구원 객원교수)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이뤄진 연구가 소개된다.

컬로퀴엄의 마지막 순서로 진행되는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전문가와 참여자, 시민들이 함께 모여 공예문화유산을 박물관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미래 세대에게 그 가치를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유물 열람 사전 신청은 시민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유물의 안전한 공개를 위해 사전 신청한 선착순 20명으로 한정한다. 사전 예약은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의 '프로그램 예약하기' 메뉴에서 4월 1일 00시부터 신청할 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이번 학술 컬로퀴엄을 통해 보존・복원 기술의 중요성을 시민과 공유하고, 공예문화유산이 지닌 깊은 역사적 배경과 학술적 가치, 그리고 활용 가능성을 널리 알림으로써 문화유산 보존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더욱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번 학술 컬로퀴엄은 단순한 유물 공개를 넘어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각 분야의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서울공예박물관은 앞으로도 이러한 공예문화유산을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 그 가치를 시민,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미래세대에 전달하는 박물관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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