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2025 백남준전 《전지적 백남준 시점》 개최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9 17: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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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뉴스스텝]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2025년 4월 10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전지적 백남준 시점》을 개최한다. 《전지적 백남준 시점》은 백남준의 지난 인터뷰 영상을 중심으로 그가 전달하고자 했던 시간의 개념을 다층적으로 다루는 전시다. 《전지적 백남준 시점》이라는 제목은 백남준의 눈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고 글을 읽으면서, 비디오를 매개로 한 백남준의 시간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백남준아트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2,285점의 비디오 아카이브 중 한국, 미국, 일본, 독일 등 다양한 국가에서 방영된 백남준의 인터뷰 영상을 편집하여 작품과 함께 상영한다. 비디오를 그림에 빗대어 설명하고, 전자기술을 시연하는 등 생생한 백남준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 예술에서 다뤄진 시간의 속성을 조명하고 시간의 폭넓은 가능성에 질문을 던진다. 13개의 모니터에 초승달부터 보름달까지 변화하는 달의 모습을 담은 〈달은 가장 오래된 TV〉는 시간에 대한 백남준의 실험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백남준은 비디오가 새로운 시간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에 주목했다. 〈달은 가장 오래된 TV〉를 설명하는 WNET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는 비디오 예술가들이 추상적인 시간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또한 “시간은 느낄 수 있지만,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저는 시간의 일부분을 붙잡아 공간에 배치하고 싶었어요.”라고 언급하며 변화하는 달의 모습을 자신만의 기술 방식으로 시연한다. 인터뷰와 작품을 함께 감상한다면, ‘추상적 시간’을 시각화하고자 한 백남준의 실험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달은 가장 오래된 TV〉 외에 〈촛불 TV〉, 〈자석 TV〉, 〈참여 TV〉,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TV 정원〉 등 백남준의 실험적인 작품 약 10점이 백남준의 인터뷰와 함께 전시된다. 백남준은 일본 NHK 방송국과의 다큐멘터리에서 〈참여 TV〉, 〈자석 TV〉, 〈촛불 TV〉를 제작하게 된 배경과 작동하는 원리를 설명했다. 특히 전시에 출품된 〈자석 TV〉는 장 폴 파르지에의 단편 영화 〈남준, 한 번 더〉에서 시연한 〈자석 TV〉와 동일한 작품으로, 전자적으로 만들어진 감각적인 화면을 직접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백남준은 독일 ARD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백-아베 신디사이저〉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인터넷과 미디어를 직접 다루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여,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1969년의 하워드 와이즈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창조적 매체로서의 TV》에 출품됐던 〈세 대의 카메라 참여〉 역시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전시 기록 영상에서 백남준이 작품을 설치하는 모습까지 함께 관람할 수 있어 그의 작업 방식과 창작 과정까지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전시의 의미를 배가한다.

인터뷰 영상과 함께 전시되는 작품 외에도 백남준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비디오 조각들이 전시된다. 과거의 도구부터 현재 문명까지 아우르는 기술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비디오 샹들리에 No.1〉와 우주로 확장된 예술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천왕성〉, 백남준의 음악과 비선형적인 시간을 보여주는 〈TV 피아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천왕성〉은 2006년 리움미술관의 소장품 전시 이후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24대의 모니터와 화려한 네온으로 구성된 아름다운 작품이다.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 백남준아트센터의 새로운 소장품인 피터 무어의 사진 7점이 공개된다. 〈TV 첼로〉를 공연하는 샬럿 무어먼과 백남준, 텔레비전을 실험하는 백남준 등 생생한 모습이 담긴 피터 무어의 사진은 관람객이 백남준과 한층 가까워지도록 이끌 것이다.

전시는 백남준의 작업실인 메모라빌리아에서 나온 아카이브 오브제와 백남준의 글로 마무리된다. 작은 장난감, 백남준의 편지 등 오래된 물건에서 나오는 예술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아카이브와 함께 비치된 백남준의 글은 『말에서 크리스토』에 수록된 '임의접속정보' , '인풋 타임과 아웃풋 타임', '실험 TV 전시회의 후주곡' 등 시간을 다루는 여섯 편의 글로 이번 전시와 백남준을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전시를 통해 백남준을 기억하고 시간에 대한 사유와 그 가치가 제고되기를 기대한다.

■ 개막 행사와 전시 연계 상영회 개최
전시 개막식에는 다층적 시간의 개념에 관람객들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백남준의 글 '임의접속정보' 낭독회가 열릴 예정이다. 백남준이 1980년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발표한 강의를 토대로 한 '임의접속정보'는 시간과 비디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글이다. 낭독회는 배우 지춘성의 낭독으로 진행된다. 개막식 퍼포먼스로는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이 피아니스트 김준서와 함께 즉흥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다울은 '슈퍼밴드2' 출신으로 국악의 범위를 확장하고 다양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주자이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5월부터 12월까지 백남준의 작품과 다큐멘터리 등을 상영하는 랜덤 액세스 홀 상영회를 개최한다. 랜덤 액세스 홀 상영회는 백남준아트센터가 매월 선정한 백남준 관련 비디오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전시에 삽입된 인터뷰 영상의 풀버전을 순차적으로 상영할 예정이다. 백남준의 작품인 〈마이 믹스 81〉로 시작하여 장 폴 파르지에 감독의 단편 영화 〈남준, 한 번 더〉, 그리고 미국 WNET 방송국에서 방영한 〈백남준: 텔레비전을 위한 편집〉과 〈창조적 매체로서의 TV〉, 독일 WDR 방송국의 다큐멘터리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까지 매월 한 편씩 상영회를 가지며, 관람객이 백남준의 예술 세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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