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구제 포기하게 만드는 현실…전북인권사무소 절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1-09 17:20:22
  • -
  • +
  • 인쇄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전북 인권상담 5위, 사무소는 ‘제로’


[뉴스스텝] 전북 도민이 인권침해를 당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하려면 광주까지 가야 한다. 자가용으로 왕복 3시간, 대중교통으로는 4시간이 걸린다. 장애인이나 노인,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이 거리는 사실상 ‘포기’를 뜻한다.

8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 지역사무소는 부산(2005년), 광주(2005년), 대구(2007년), 대전(2015년), 강원(2017년) 등 5곳에 설치돼 있다. 호남권은 광주사무소 하나가 전북·광주·전남·제주 등 4개 광역지자체를 관할한다.

문제는 인권침해 상담과 조사가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정 접수 후 사실 확인, 추가 자료 제출, 결과 통보 등 여러 차례 방문이 필요하다. 왕복 3~4시간은 직장인에게 하루 휴가를, 경제적 약자에게는 교통비 부담을 안긴다.

전북의 인권 수요는 결코 적지 않다. 2020~2024년 5년간 도내 인권상담 신청은 평균 143건으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광주(378건), 서울(223건), 전남(204건), 경기(176건)에 이어 5번째로 많다.

반면 광주인권사무소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관할한다. 관할 행정단위(시·군·구, 읍·면·동)가 719개로 5개 지역사무소 중 최다이며, 관할 면적도 부산사무소의 1.8배에 달한다. 2020~2024년 광주사무소의 평균 상담 건수는 1,188건으로 부산(814건), 대전(808건), 대구(699건), 강원(54건), 제주(47건)를 크게 웃돈다.

업무 과중으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에서 긴급한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해도 광주사무소가 현장 조사를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지역 기관과의 협력도 원활하지 않다.

전북인권사무소 설치 노력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전북도의회는 2017년, 2020년, 2024년 세 차례 설치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2017년 45개 시민단체와 2019년 전북도 인권위원회도 촉구 결의문을 발표했다.

행정 차원에서도 도는 청와대, 국회,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을 수차례 방문해 설치를 건의했다. 2023년과 2024년 국가인권위원회 직제에 전북사무소가 반영되는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최종 관문인 행안부 직제개정안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2024년 7월 최종안에서도 전북인권사무소는 빠졌다. 7년간의 노력이 마지막 단계에서 좌절된 것이다.

전북은 지난해 1월 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범했지만, 인권 인프라는 여전히 '광주 관할'에 머물러 있다. 초고령 사회 진입과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 급증 등 전북 고유의 인권 상황이 변화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할 지역 거점이 없다.

도는 국가인권위원회, 행안부, 기재부 등을 상대로 건의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도의회, 행정, 시민단체가 함께 관련 절차를 모니터링하며 즉각 대응할 계획이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180만 도민의 인권이 물리적 거리 때문에 사각지대에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장애인, 아동, 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일수록 접근성이 떨어져 인권 구제의 기회 자체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권사무소는 단순한 민원 창구가 아니라 지역 인권정책의 구심점이자 중앙과 지방을 잇는 가교”라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 걸맞은 인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북인권사무소 설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순천대 대학 통합 투표 찬성 결정 환영

[뉴스스텝]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16일 국립순천대의 대학 통합 투표가 찬성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전남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결단”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이날 순천대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립목포대와의 대학통합 찬반 재투표는 총 3천127명이 참여해 찬성 50.3%(1천574명), 반대 49.7%(1천553명)로 찬성이 결정됐다. 지난달 목포대에 이어 순천대까지 통합에 뜻을 모으면서 양 대학 통

이재명 대통령, 21일 신년 기자회견…청와대 복귀 이후 처음

[뉴스스텝]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1일 '2026년 신년 기자회견'을 연다.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6일 브리핑에서 "다음 주 2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년 신년 기자회견이 열린다"며 "용산 대통령실에서 청와대로 복귀한 이후 열리는 첫 공식 기자회견"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약 90분간 진행되며, 내외신 기자 160명이 참석

이재명 대통령, 중장 진급·보직신고 및 수치 수여식 개최

[뉴스스텝]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오후 중장 진급 및 보직 신고, 그리고 수치 수여식을 개최했다.오늘 수여식에는 박성제 특수전사령관, 박규백 해군사관학교장, 김준호 국방정보본부장 등 총 20명의 진급자가 참석했다.수여식 후 이 대통령은 진급자들과 환담을 진행했다. 환담에서 이 대통령은 군이 국민의 군대로서 다시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군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자주국방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