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 기증 목가구, 박물관에 새로운 숨결을 더하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9 16: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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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제작양식의 변화를 잘 드러내 주는 귀중한 생활유물
▲ 주칠쌍함 보존처리 후

[뉴스스텝]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민 3명으로부터 조선말∼근대시기의 목가구 5점을 기증받았다고 30일 밝혔다. 박물관은 현재 해당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를 진행 중이며, 향후 단계적으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기증된 가구는 19세기 말부터 일제강점기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전통 목공예 양식의 변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주요 기증품은 다음과 같다.

주칠쌍함(朱漆雙函)은 기증자 남궁정 씨의 외조모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유물로, 조선 왕실 목공예 양식의 금속 장식을 갖춘 한 쌍으로 제작된 대형의 붉은색 주칠함이다. 금속에는 ‘수’(壽)와 ‘복’(福) 등의 문자 무늬와 초화문(草花紋)이 새겨져 있으며, 수공으로 제작된 못이 사용되어정교한 제작 기법을 보여준다. 기증 당시 옻칠층 손상과 변형이 확인되어 과학적이고 전통적인 보존처리를 실시했다.

혼수함(婚需函)은 1926년경 결혼한 기증자 박수애 씨의 조부모 유물로 추정된다. 전통 목공예 형식을 바탕으로 근대적 요소가 가미된 형태로, 흑칠 바탕에 붉은 모서리 장식, ‘수(壽)·복(福)·희(囍)’ 문양이 새겨져 있다. 내부에는 납폐서, 사주단자, 부모의 결혼식 축사(1958년) 등 혼인 관련 문서가 함께 보관되어 있었다.

백동장식이층농(白銅粧飾二層籠)은 조선시대 목가구 양식에서 근대기로의 전환기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기존 상자형 이층농과 달리 기둥·쇠목·동자주로 앞면을 구획하고, 상층부에는 거울문과 초화문 금속장식이 더해져 일제강점기 유행 양식을 반영한다.

나전백동장식의걸이장(螺鈿白銅粧飾衣巨里欌)은 기증자 윤경옥 씨의 부모가 사용한 가구로, 일제강점기 경기도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닫이와 탁자, 의걸이장이 결합된 복합 구조로 제작됐으며, 거울문과 문자문양, 경기도 특유의 금속 장식이 특징적이다. 기증 당시 장 안에는 기증자 가족의 옷과 옷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기도박물관은 기증 직후 목가구의 보존상태가 취약하여 단계적으로 긴급보존처리를 진행 중이며, 이를 마치는 대로 상설전시실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국 박물관장은 “기증자분의 뜻을 존중해 목가구의 학술적 가치와 함께 가족의 이야기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라며, ”생활 속 유물이 가진 따뜻한 역사적 의미를 관람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박물관은 올해 총 12회에 걸쳐 216건 248점의 유물을 기증받았으며 새로운 수장 공간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대와 지역의 생활문화를 반영하는 유물 수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향후에도 도민과 함께 만드는 ‘열린 수집’을 통해 경기도의 역사와 삶을 담아내는 데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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