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김재연 교수, 2025년 한국식물학회 최우수학술상 수상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0-30 13: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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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투사에서 세계적 식물학자로, 이제는 농업의 미래를 여는 혁신가
▲ 경상국립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재연 교수

[뉴스스텝] 경상국립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이자 작물유전자교정 전문기업 ㈜눌라바이오의 대표이사인 김재연 교수가 10월 29일 강릉에서 개막한 ‘2025년 한국식물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우수학술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재연 교수는 식물 세포 간 소통이라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최첨단 유전자교정 기술로 발전시켜 응용 및 사업화 등에서 탁월한 업적을 낸 공로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재연 교수는 한국응용생명화학회의 기창과학상, 한국식물생명공학회의 죽교학술상에 이어 국내 식물학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상을 모두 석권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식물과학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고 과학의 길로 들어선 청년

김재연 교수의 연구 여정은 그의 삶만큼이나 특별하다.

1980년대 민주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으로 거리의 한복판에 섰던 그는 시위 도중 큰 화상을 입는 아픔을 겪었다.

육체의 고통 속에서 그는 세상을 바꾸는 또 다른 길을 모색했고, '과학'에서 그 희망을 발견했다.

KAIST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닥쳐 1년 만에 권고사직을 당하는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는 수상 강연에서 “인생은, 그리고 연구는 참 맘대로 되지 않는다.”라고 회고하며, “하지만 그때의 좌절이 저를 식물이라는 위대한 생명체를 만나게 해주었으니, 모든 실패는 새로운 기회의 다른 이름이었다.”라고 말했다.

‘세포의 속삭임’에서 생명의 근원을 탐구하다

프랑스 파리11대학 박사과정부터 영국 워릭대학,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를 거치며 김재연 교수의 연구는 식물 생명 현상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으로 향했다.

특히 식물 세포들을 연결하는 미세한 통로인 ‘원형질연락사(Plasmodesmata)’ 연구는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김재연 교수는 중요한 전사인자들이 이 통로를 통해 세포 사이를 이동하며 생명 활동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으며, 식물 호르몬 ‘옥신’이 스스로 농도 구배를 유지하기 위해 원형질연락사의 문을 걸어 잠그는 놀라운 피드백 회로를 밝혀내 《디벨롭멘털 셀(Developmental Cell)》과 같은 세계 최상위 저널에 발표했다.

‘게임 체인저’ 기술로 작물 육종의 미래를 열다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기초과학적 질문에 대한 깊은 이해는 “이 원리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라는 응용 연구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김재연 교수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 앞에서, 더 빠르고 정밀한 육종 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유전자교정’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의 연구팀은 특히 토마토, 콩 등 쌍떡잎식물에서 적용이 거의 불가능했던 4세대 유전자가위 기술 ‘프라임 에디팅(Prime Editing)’의 효율을 기존 대비 최대 600배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제초제 저항성 토마토, 베타카로틴이 증강된 토마토 등을 개발했으며, 이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플랜츠(Nature Plants)》(2024년 9월)에 게재되며 전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나아가 그의 리더십은 연구실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2019년에는 산·학·연 연구자들이 함께하는 ‘한국신육종혁신기술연구회’를 창립하여 작물유전자교정 분야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학술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국내 연구 저변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실험실을 넘어 세상으로, ㈜눌라바이오 창업

2022년 김재연 교수는 20년간 쌓아온 연구 성과를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 직접 사용하기 위해 ㈜눌라바이오를 창업했다.

‘씨앗의 퀄컴’이 되겠다는 비전 아래, 눌라바이오는 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 토마토, 마약 성분은 없애고 유용 성분은 극대화한 기능성 헴프 등 혁신적인 작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재연 교수는 수상 강연을 마치며 후학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정해진 길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호기심이, 여러분의 열정이 이끄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실패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입니다. 세상의 문제에 과감히 도전하십시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대한민국 식물학의 미래이며, 세상의 주인공입니다.”

한편, 2025년 한국식물학회 연차학술대회는 ‘식물학,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10월 31일까지 강릉 새인트존스호텔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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