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가내포봉수 시굴조사, 관방유적으로서 역사적 가치 확인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3 12:20:33
  • -
  • +
  • 인쇄
조선 중기 지리지 내 자체적 봉수망 운영이 확인되는 유일한 사례
▲ 고흥 가내포봉수 시굴조사, 관방유적

[뉴스스텝] 고흥군은 지난 5월 7일부터 14일까지 도화면 봉화산 정상에 위치한 가내포봉수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번 조사에서 가내포봉수의 운영 시기와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고흥 가내포봉수’는 고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으나, 신증동국여지승람(1530), 신증흥양지(1758) 등 조선시대 지리지에서 확인된다.

고흥군 봉수망은 지방에서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운영된 봉수망이라는 내용이 조선 중기 지리지에 수록되어 있다.

그중 가내포봉수는 16세기(1502년경) 설봉되어 18세기(1758 이전)에 폐봉됐으며, 봉수 신호는 서쪽의 도화면 가화봉수, 동쪽의 동일면 소포봉수로 연결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그동안 살펴보지 못했던 연산군일기(1497)와 승정원일기(1636)를 참고해 봉수를 만든 이유와 운영 시기를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13~15세기 자주 출몰했던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인근 풍양면에 위치한 율현보성과 함께 봉수의 하나인 요망유적(높은 곳에서 주변을 살피거나 신호를 보내는 유적) 6개소가 함께 만들어졌다.

조사단은 문헌 기록을 토대로 가내포봉수가 이 6개소 중 하나였으며, 고흥반도 남쪽 해안을 감시하는 요망유적의 성격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가내포봉수에서는 요망대와 방호벽이 확인됐다. 특히 요망대는 방형의 평면 형태와 ‘凹’ 자의 단면 구조를 보이고 있다.

요망대는 자연 암반 위에 지대석(건축물을 세우기 위하여 잡은 터에 쌓은 돌)을 설치하고 그 위에 석재를 쌓는 방식으로 축조됐다.

이러한 축조기법은 조선시대 전기 축성법으로, 도화면 가화봉수 및 망산봉수와 유사하다.

출토 유물로는 요망대 내에서 분청사기와 백자, 옹기편 들이 확인됐다.

특히 이곳에서 확인된 분청사기는 덤벙 기법이 확인됐는데, 이는 고흥 운대리 분청사기 요지에서 자주 나타나는 기법으로 봉수 설립 시기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가내포봉수 조사를 맡은 국립순천대학교박물관 최인선 조사단장은 “고흥군 내 27개소 봉수유적에 대해 시굴조사를 넘어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해 조선시대 고흥만의 통신시설망 규명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박범 공주대학교 사학과 교수와 홍성우 경상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부장은 “가내포봉수를 포함한 고흥의 봉수·요망유적들은 타 지역에서 확인되지 않는 고흥만의 봉수 방어 체계를 보여주며, 관련 문헌과 민속자료에 대한 기초조사도 병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지속적인 관방유적 연구와 보존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해 유적의 학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향후 학술연구를 통해 학계와의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2025 성주교육지원청부설영재교육원 미래 인재 성장 이끄는 수료식 개최

[뉴스스텝] 경상북도성주교육지원청은 11월 25일 15시 30분에 성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2025학년도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초등수학반, 초등융합반, 중등융합반 영재학생 32명의 수료식을 성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수료식은 1년 동안 지속된 영재교육 활동을 마무리하고, 학생들의 성장을 격려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성주교육지원청부설영재교육원은 지난 4월에 개강해 이달까지 매주 수요

광주시, ‘2025년 광주시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 성황리 개최

[뉴스스텝] 광주시는 25일 광주시문화예술의전당에서 자원봉사자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광주시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함께 걸어온 오늘, 이어갈 우리’를 주제로 열린 이번 기념식은 올 한 해 지역 곳곳에서 헌신적으로 활동한 40여 명의 자원봉사자에 대한 표창 수여로 문을 열었다. 이어 처음으로 마련된 광주시자원봉사센터의 비전·미션 선포식, 자원봉사자를 위한 특별공연, 자원봉

경기도의회 명재성 의원, “국비가 50~60%까지 지원되는데... 도비 매칭 ‘0원’”

[뉴스스텝]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명재성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5)은 11월 24일 도시주택실 예산심의에서 “국비가 확보된 사업임에도 도비가 전혀 매칭되지 않아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며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다.명재성 의원은 “도의원이 된 이후 국비 매칭 사업에 도비를 반영하지 않은 사례는 처음 본다”고 말하며, 경기도의 예산 편성 기조와 현장의 실제 사업 필요성이 완전히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