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궁궐 장식한 마지막 궁중회화 6점의 창덕궁 벽화 최초 일괄 공개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3 12: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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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창덕궁의 근사謹寫한 벽화' 개최
▲ 1920년 재건된 현재의 창덕궁 내전 권역

[뉴스스텝]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8월 14일부터 10월 12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서울 종로구)에서 박물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여 창덕궁 내전의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을 장식했던 벽화 6점과 초본(草本, 정본을 완성하기 전 그린 밑그림) 1점을 최초로 일괄 공개하는 '창덕궁의 근사謹寫한 벽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창덕궁 벽화(6점)들은 높이가 각각 180~214cm, 너비가 각각 525~882cm에 달하는 대작들로 크기 면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기념비적인 작품이며, 또한 조선왕실의 마지막 궁중회화이기도 하다. 이 벽화들은 1917년 당시 황위에서 물러난 순종(1874~1926, 재위 1907~1910)과 순정효황후(1894~1966)가 생활했던 창덕궁 내전이 화재로 소실된 후 1920년 재건되면서 이곳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됐다.

벽에 직접 그린 것이 아닌 비단에 그린 후 종이로 배접하고 이를 벽에 부착한 ‘부벽화(付壁畵)’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이 당시 재건된 내전 권역의 주요 건물인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은 전통건축의 외형에 서양식 설비와 실내장식을 갖추었는데, 6점의 벽화가 각 건물의 대청 동쪽과 서쪽 벽 상단을 가득 채우고 있어 위엄과 아름다움을 더한다.

총 6점의 벽화는 우리나라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이 그렸다. 전통적인 궁중의 정교한 청록산수화풍으로 그렸지만, 조선의 궁중화가들과 달리 ‘근사(謹寫)’ 즉 ‘삼가 그려 올린다’는 표현과 함께 그림에 자신의 이름을 남겨 화가로서의 개인을 드러내는 근대적인 면모를 함께 보였다.

이들 벽화가 100여 년 동안 내전에 그대로 설치되어 있으면서 세월의 풍파를 겪어 보존 처리와 안전한 관리가 필요해짐에 따라 국가유산청은 벽화들을 떼어내 2014년 대조전 벽화, 2016년 희정당 벽화, 2023년 경훈각 벽화의 보존처리를 완료했다. 이후 벽화 원본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 중이며, 현재 창덕궁 내전 전각에는 모사도와 영인본을 설치했다. 참고로, 이 6점의 벽화는 모두 국가등록문화유산이다.

이번 전시는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순종의 접견실이었던 희정당의 벽화, 황제 부부의 침전인 대조전의 벽화, 서재 겸 휴식공간이었던 경훈각의 벽화를 각각 분리된 공간에서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해강 김규진(海岡 金圭鎭, 1868~1933)이 그린 희정당 벽화 '총석정절경도'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는 그가 직접 금강산을 유람하며 그린 밑그림(스케치)을 바탕으로 그려낸 대작이다. 금강산은 궁중회화로서는 새로운 소재인데, 이는 민족정신을 상징하는 영험한 산으로 여겨지면서도 일제에 의해 관광지로 활발히 개발됐던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다.

대조전에는 정재 오일영(靜齋 吳一英, 1890~1960)과 묵로 이용우(墨鷺 李用雨, 1902~1952)가 합작한 '봉황도'와 이당 김은호(以堂 金殷鎬, 1892~1979)가 그린 '백학도'가 마주보고 있다. 태평성대와 부부의 화합을 상징하는 봉황과 십장생 중 하나인 학은 궁중회화의 단골 소재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은호가 '백학도'를 구상하며 제작한 '백학도 초본'도 최초로 공개된다.

경훈각을 장식한 심산 노수현(心汕 盧壽鉉, 1899~1978)의 '조일선관도'와 청전 이상범(靑田 李象範, 1897~1972)의 '삼선관파도' 역시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속세를 벗어난 신선경을 묘사한 이 두 그림은 장수를 상징하는 선계의 복숭아와 거북을 든 동자, 서로 나이를 자랑하는 세 명의 신선들이 등장하여 황제 부부의 장수와 평안을 기원하는 그림임을 알 수 있다.

2부에서는 창덕궁 벽화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근사한 벽화, 다시 깨어나다’를 전시한다. 오랜 세월 사랑받은 민족의 영산 금강산의 절경과 봉황과 백학의 상서로운 날갯짓, 영생을 누리는 신선의 세계를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환상적인 실감영상으로 재현했다.

특별전시 기간 중에는 매일 2회(11:00, 15:00) 전문 안내원(도슨트)의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창덕궁 벽화를 주제로 한 전문가들의 ‘왕실문화 심층탐구 강연’(8월 27일, 9월 3일, 9.17, 14:00~16:00 총 3회)과 ‘활동지와 함께하는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초등학교 4~6학년생 대상, 8월 18일~8월 22일 10:10/13:30, 총 10회), ‘보고 만드는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초등학교 3~6학년생과 보호자 대상, 8월 16일~9월 27일 매주 토요일 10:10, 총 7회) 체험활동, ‘현장에서 느끼는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성인 대상, 9월 8일, 9월 15일, 9월 22일, 10:00, 총 3회) 현장답사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궁궐건축과 궁중회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미술의 우수한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왕실유산의 가치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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