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처음 봉행되는 ‘남원 선원사 괘불재’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3-10-26 12: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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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운융창과 남원발전 염원, 남원 만인의사 수륙재로 열려
▲ 21세기 들어 처음 봉행되는 ‘남원 선원사 괘불재’

[뉴스스텝] 전북 남원시의 선원사에서는 오는 10월 28일 국운융창과 남원발전을 염원하고, 남원 만인의사의 영혼을 천도하는 ‘선원사 괘불재’를 개최한다.

서기 875년 신라 헌강왕 원년, 풍수지리에 통달한 도선국사에 의해, 남원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비보사찰로 창건되었다는 유래를 지닌 선원사는 남원시의 중심에 자리 잡고있는 도심사찰로, 오랫동안 남원지역민들의 각별한 관심과 후원을 받으며, 남원지역의 신행중심공간 역할을 하여 온 것이 여러 기록에서 확인된다.

1597년 8월 정유재란 남원성 전투로 불타버린 선원사는 1695년 당시 남원현감 김세평에 의해 중창불사가 이루어졌으며, 이때 대형 괘불탱 역시 조성된 것이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원사의 괘불은 전란으로 유명을 달리한 고혼을 위한 천도재, 가뭄이 극심할 때의 기우제 등을 지낼 때, 좁은 사찰 경내에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없을 때는 요천 변에 괘불을 옮긴 후 의례를 지내왔다는 사실도 확인되는데, 이렇듯 선원사 괘불은 남원지역에서 행해지는 큰 의례가 있을 때 자주 모셔졌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견된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 신문아카이브’에서 발견된 일제강점기인 1929년 3월 28일자 부산일보 일본어판 기사에서는 큰 가뭄 때문에 선원사의 대형 불화를 걸고 기우제를 지내던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조선 제일 남원의 대불화(朝鮮 第一の 南原の 大佛畵)’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이때모셔진 선원사의 괘불은 석가모니가 그려진 불화로, 폭 5칸(약 9m), 길이 11칸(약 20m)에 이르는 조선에서 제일 큰 불화로 추정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지금의 아파트 높이로 약 7~8층에 이르는 실로 거대한 괘불로, 기사 제목대로 선원사 괘불이 나라 안에서도 손꼽히는 대형불화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선원사 괘불재의 전통은 10년 후인 1939년 7월, 조선신문 일본어판 기사에 ‘남원의 기우제’라는 기사로 보도되며 예전부터 전해오는 관례대로 관내 모든 사찰의 승려들이 참여하여 기우제를 지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때에 모셔졌던 이 대형 괘불은 훼손이 심해져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내용은 1921년 3월 수룡 채기선 스님이 주지로 있을 당시 이 괘불함이 손상이 심하여 고쳐 만들었다는 사실을 묵서에 남기고 있는 것에서 추정할 수 있다.

견고한 나무로 제작된 보관함도 손상될 지경이었으니, 닥나무종이를 겹쳐 만든 괘불 또한 온전하게 보존될 수 없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선원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괘불은 아미타부처님을 본존불로 하고, 좌우 협시보살을 중심으로 상단에 제석천, 범천상 등 여러 권속들이 그려진 아미타불괘불이다.

이 괘불의 조성 내력을 기록한 화기에는 일제강점기 후반부인 1942년 5월에 남원군수와 지역민, 그리고 인근 사찰의 시주로 새롭게 제작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 괘불은 조선시대에 제작되어 일제강점기 때까지 모셔졌던 예전의 괘불보다 크기가 조금 작은 높이 약 9m, 넓이 약 6m에 이르는 역시 대형 괘불이다.

현재의 선원사 괘불은 문화재 전문가의 고증을 마쳤으며, 근대문화재로의 등록을 진행 중에 있다.

작년 초 선원사 주지로 부임한 운문스님은 선원사의 오래된 역사를 찾고, 이러한 전통을 지역불교문화로 승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는데,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산사문화예술제 공모에, 지역의 무형문화유산으로 전승되어 온 사실이 뚜렷이 남아있는 ‘선원사 괘불재’ 콘텐츠로 응모하여 선정되었다.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봉행되는 이번 ‘선원사 괘불재’는 국운융창과 남원발전을 염원하고, 오랫동안 남원지역의 큰 아픔으로 남아있는 정유재란 남원성전투에 희생된 만인의사 수륙재로 진행되는데, 종단을 초월하여 남원사암연합회의 후원 하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산스님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에 있어, 지금까지 지역에서 보기 힘들었던 불교의례와 불교음악 등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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