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응수·박인로 유물, 영천의 품으로 돌아오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2 12:25:40
  • -
  • +
  • 인쇄
영천시, 기증·기탁식 개최... 지역 대표 역사인물 유산 환향
▲ 지난 21일 열린 권응수 장군 관련 유물 기증식

[뉴스스텝] 영천시는 21일과 22일 시청 시장실에서 유물 기증·기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영천을 대표하는 역사 인물인 권응수 장군과 박인로 선생 관련 유물이 고향으로 돌아온 뜻깊은 자리로, 시는 이번 기증·기탁을 통해 총 129점(기증 96점, 기탁 33점)의 유물을 새로 확보했다.

21일 열린 기증식에는 기증자 권장하 씨(안동권씨 충의공문중)를 비롯해 최기문 시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22일 열린 기탁식에는 도계서원(밀양박씨 노계공파) 종손 박정환 씨와 회장 박동규 씨, 총무 박철환 씨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권장하 씨는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조선 중기 명장인 권응수(1546~1608) 장군의 자료 96점을 기증했다. 1584년(선조 17년) 무과 급제 교지 1점, 1786년경 판각된 『백운재실기』 목판 77판, 권응수 장군 유품 영인본 18점이다.

특히, 『백운재실기』 는 권응수 장군의 생애와 행적을 기록한 문집으로, 결판 없이 완전하고 판각 상태가 뛰어나 학술적·보존적 가치가 매우 높다. 영천시 유물평가회에서도 역사·문헌학적 가치가 높은 자료로 평가받았다.

권응수 장군은 1584년 무과에 급제한 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의병을 일으켜 영천성 탈환 등 큰 공을 세운 인물로, 1604년 선무공신 2등에 책록됐다.

이날 기증식에서 권장하 씨는 “권응수 장군의 무과 급제 교지는 꿈에서 계시를 받은 듯한 느낌으로 찾게 됐다”며, “요즘은 가족 단위가 핵가족 중심이라 귀중한 유물을 집에서 보관하기 쉽지 않은데, 영천에 다양한 유물이 모여 시민이 자주 찾는 박물관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계서원(밀양박씨 노계공파)에서는 조선시대 무관 출신 문인 박인로(1561~1642) 선생의 시문과 저술을 집대성한 『노계선생문집』 목판 33판을 기탁했다. 해당 자료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 제68호로 지정된 귀중한 유산으로, 이번 기탁을 통해 보관기관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영천시로 공식 이전됐다.

노계 박인로 선생은 임진왜란에 참전해 의병으로 활약한 뒤, 전란의 참혹함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영천 출신 인물이다. 『태평사』, 『선상탄』, 『누항사』 등 가사와 시조를 통해 고난 속에서도 도와 예를 지킨 조선 선비의 정신을 드러내 ‘조선 3대 시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탁식에 참석한 도계서원 관계자들은 “영천의 유물은 영천에서 빛나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기탁을 결정했다”며, “영천시립박물관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노계 선생의 뜻을 접하고 지역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9월 영천시와 권장하 씨, 도계서원 관계자들은 한국국학진흥원을 직접 방문해 해당 목판들을 영천시로 이관하는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모든 유물은 영천시가 임차 중인 경북문화재단 문화유산원(영천 금호 소재) 수장고에 안전하게 보관 중이다.

이번 기증·기탁으로 두 인물의 유산이 다시 고향에 자리함으로써, 영천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복원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됐다.

최기문 시장은 “타 기관에 보관된 귀중한 유물을 영천으로 되돌리기까지 깊은 고민과 결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시민과 함께 영천의 역사 자산을 복원하고, 후대에 계승할 수 있도록 문화유산 보존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천시는 ‘시민과 함께 만드는 영천시립박물관’을 연중 추진 중이며, 확보된 유물들은 내년 개관 예정인 영천시립박물관의 상설전과 특별전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이재명 대통령 부부 교회 예배 참석

[뉴스스텝]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성탄절을 맞아 오늘 오전 인천 해인교회에서 성탄 예배에 참석했다.해인교회는 1986년 노동자들이 돈을 모아 설립한 민중교회로 출발했으며,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을 때 지역구였던 계양구에 소재한 작은 교회이다.지금도 교인 중에는 노숙인, 가정폭력 피해자 등 소외계층이 많으며, 노숙인 쉼터 등 여러 지역사회 사업을 하며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온기를 전달하고

서울시 성탄절 밤 한파주의보 발효에 따른 긴급 대응체계 가동...취약계층 보호 총력

[뉴스스텝] 서울시는 12월 25일 오후 5시, 김성보 행정2부시장 주재로 한파 대응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취약계층 보호를 중심으로 한 빈틈없는 상황관리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오후 9시 기준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될 예정으로, 당분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시는 한파로 인한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4시간 한파 종합지원상황실 가동 수도관

칠곡군, 호이 멘토링 겨울방학 캠프 개최

[뉴스스텝] 칠곡군과 칠곡교육지원청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1박 2일간 서울지역에서 칠곡미래교육지구사업의 일환으로 ‘2025 호이 멘토링 겨울방학 캠프’를 개최했다.이번 행사는 지난 8월 호이 멘토링 여름 캠프에 이어 칠곡 출신 멘토-멘티의 소통을 통해 학업과 생활 전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지역 선후배 간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 공개모집으로 선발된 칠곡군 출신 대학생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