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이어진 순천의 생태도시 철학, 불황에서 빛났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3-05 12: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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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無)자원 도시에서 ‘생태 경제도시’로 변신
▲ 20여 년 이어진 순천의 생태도시

[뉴스스텝] 전국적으로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전남 지역 지자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제조업이 주 산업기반을 이루는 동부권의 경우 기업 경영난이 세수 감소로 직결되면서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태를 기반으로 도시를 설계하고 성장시켜 온 순천시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기점으로 커다란 도약의 힘을 만들어 냈던 순천시는 최근 국제두루미재단 등을 비롯한 외부 기관으로부터 그 생태보전 철학을 두루 인정받으며 생태가 곧 경제라는 패러다임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 무자원 도시에서 ‘생태 경제도시’로 변신

17년 전만 해도 순천은 무(無)자원 도시였다. 인근 여수와 광양이 중화학・철강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동안, 순천은 명확한 산업적 강점을 가지지 못한 채 교육과 전통의 중심지로만 인식됐다.

그런 순천시를 세계가 인정하는 생태도시로 바꿔놓은 것이 ‘흑두루미’와의 인연이다.

전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인 순천만의 가치를 발견한 순천시는 악취와 오수를 배출하는 순천만 인근 농장과 식당을 이전하고, 습지 복원에 나섰다.

흑두루미 최대 월동지였던 이즈미시에서 지혜를 얻어 당시 167마리 밖에 오지 않던 흑두루미를 위해 세계 최초로 전봇대 282개를 뽑아내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후 순천만을 찾는 흑두루미가 늘어나고, 월동 광경을 구경하려는 탐조객이 늘어났다.

2025년 현재 전 세계 흑두루미는 1만 7천 여 마리로 추정된다.

이 중 절반은 이즈미시, 절반은 순천만에서 겨울을 난다.

최근에는 천연기념물 201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보호종인 큰고니도 발견되면서 순천만의 생물다양성이 더욱 풍부해지고 있다.

주로 갯벌, 하천에 서식하는 큰고니의 발견은 내륙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연꽃단지에서 처음 먹이활동을 시작했다는 데서 그 의미가 크다.

이러한 생태자원을 바탕으로 순천시는 2023년 정원박람회를 개최해 1조 5천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했다.

2024년 한 해 동안에는 835만 명의 관광객이 순천을 방문해 5430억 원의 경제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도시의 고유한 자원을 활용한 전략적 정책이 경제 활성화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20여 년 이어진 생태정책, 국·내외 전문가로부터 호평

순천의 생태정책은 국내외 전문가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26일에는 국제두루미재단(ICF)임원진이 순천만을 방문하여순천의 생태 보호 노력을 직접 확인했다.

미국 위스콘신에 본부를 두고 50개국 이상의 민간 전문가 네트워크로 구성된 국제두루미재단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대한민국 순천에서 재단 이사회를 열고 철새들의 천국 순천만습지를 탐방했다.

이들은 인간과 자연이 동등한 생태계의 구성원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순천시가 추진해 온 20여 년간의 노력에 감탄하며, 특히 흑두루미가 인간과 20m 거리까지 다가왔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순천시의 모범적인 생태 보전 노력과 정책 실행력에 깊은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8일에는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소장이 순천을 찾았다.

박 소장은 강연을 통해 브라질의 꾸리찌바와 대한민국 순천시를 ‘생태도시’라는 수식어에 가장 적합한 도시로 꼽으면서, “순천은 국내 지자체 중 가장 혁신적인 도시로, 지역 자원의 잠재력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정원박람회를 성공시키며 대한민국의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박 소장은 환경 친화적인 정책과 혁신적인 교통시스템으로 ‘생태도시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꾸리찌바’의 사례, 마약의 수도에서 전세계 도시의 롤모델이 된 콜롬비아 ‘메데진’의 사례 등을 국내에 널리 알린 도시학자다.

◇ 생태수도 완성 주력, 기초지자체 최초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가입 추진

순천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생태수도로 발돋움하기 위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IUCN은 세계 자원과 자연보호를 위해 1948년 UN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보호 관련 국제기구다.

1,400개 이상의 기관과 18,000여 명의 전문가 회원을 보유했으며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대한 자문·심사권, 유엔총회에 발언권을 가지는 권위 있는 기구다.

한국에서는 환경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 중앙기관과 제주특별자치도 등이 회원기관으로 가입되어 있다.

오는 3분기 중 가입이 확정되면, 순천시는 국내 기초지자체 최초의 IUCN 회원기관이 된다.

이를 통해 순천시는 순천만습지 복원과 정원박람회 개최 등 시가 20여 년간 추진해 온 모범적인 생태 정책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갈 방침이다.

생태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한 순천시,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생태도시로 나아가는 순천의 행보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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