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로, 일제강점기 확산된 플라타너스 대신 우리 토종 소나무로 변모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7 0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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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부터 이어온 소나무 사랑, ‘귀빈로’ 마포대로와 삼개로에 심어 역사성 강화
▲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마포대로 및 삼개로 소나무 관련 주민 설명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스텝] 마포구는 마포대로와 삼개로 일대에 심은 토종 수목 소나무가 건강하게 생육 중이며, 구의 체계적인 관리 아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업은 단순한 가로수 교체를 넘어,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도시미관 정비 정책의 흔적을 지우고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마포구는 서울시 도시숲 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동공이 발견되고 부패된 기존 플라타너스 등을 제거·이식하고 지난 6월까지 소나무와 장미 및 초화류 등 하부식생을 심었다.

플라타너스는 일제강점기에 신작로를 건설하면서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외래종으로, 뛰어난 성장 속도와 넓은 그늘을 이유로 도심 가로수로 식재됐다.

1936년 경성부 권역의 확대에 따른 가로수 6개년 식수계획(1934-1940)이 시행될 당시 경성의 10대 가로수 수종 중 플라타너스가 포함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930년대 중후반부터는 여러 간행물을 통해 플라타너스가 ‘신규 가로수 수종’으로 소개되며, 도시 전역에 걸쳐 본격적으로 식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일본에서는 벚나무와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을 주력 가로수로 사용하고 있다. 도쿄도 가로수 데이터에서는 플라타너스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태풍과 지진 등으로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플라타너스는 가로수 나무로서의 가치를 잃고 있다.

즉, 우리 도시의 플라타너스는 일본에서도 점차 외면하고 있는 가로수 나무이자, 일제강점기 조경 정책이 남긴 대표적인 흔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생물학적인 특성상 플라타너스는 성장이 빠른 탓에 신호등과 상가 간판을 가려 보행 안전과 상권 활성화에 불편을 끼치고 있다. 특히 무성한 잎으로 인해 주변이 어두워져 안전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아울러 뿌리 융기는 도로를 들뜨게 하고 교통사고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큰 낙엽은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가 잦아진 요즘 배수로를 막아 침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2022년 여름 공덕동 로터리에서는 빗물받이에 플라타너스 낙엽이 쌓여 침수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반면, 소나무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고문헌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전통 수목으로 역사적 가치가 상당하고, 우리 민족의 절개와 기상을 상징하는 나무로 사랑받아 왔다.

특히, 정조는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현륭원에 소나무를 심게 했으며, 만년제의 북쪽 둑 길가에는 소나무 612그루, 숭릉 내산의 주봉, 홍살문의 왼쪽, 동구 큰길가에는 소나무 2200그루를 식재했다.

이처럼 소나무는 위엄 있는 장소를 상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여 마포구는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 국가 원수와 귀빈이 반드시 지나던 길목으로, ‘귀빈로(貴賓路)’라 불리던 마포대로에 소나무를 심어 역사적 의미를 현대에도 이어갔다.

아울러 소나무는 사계절 푸르름을 유지하고 연중 공기 중의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대기질 개선에도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마포구는 이를 토대로 역사적 상징성과 생태적 조화를 고려해 ‘소나무’를 새로운 가로수로 선정·식재하고, 소나무를 중심으로 도심의 품격을 높이며 구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도시 경관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마포구는 역사와 자연, 사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도시 환경을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제는 마포의 거리를 외래종이면서 일제강점기의 흔적인 플라타너스 대신 우리 땅의 토종 나무로 새롭게 채워야 할 때”라며 “귀빈로의 품격을 되살린 소나무길이 마포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상징하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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