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전북도립미술관 협력 기획전《B와 초콜릿의 게릴라 파티》 개최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1 09:15:21
  • -
  • +
  • 인쇄
제도와 권위에 대한 유쾌한 전복을 주제로 서완호, 성능경, 천근성, 허태원, 에르빈 부름, 클레어 퐁텐 6인이 참여한 동시대 미술 전시
▲ 전시 포스터

[뉴스스텝]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은 전북도립미술관과 협력해 기획한 전시 《B와 초콜릿의 게릴라 파티》를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2025년 8월 28일부터 9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B’는 ‘정당한 예술’의 범주에서 비켜난, 혹은 의도적으로 경계 밖에 서 있는 예술적 실천을 상징한다. ‘초콜릿’은 귀족적 사치품에서 대중적 즐거움으로 변화한 역사적 전환을 은유하며, ‘게릴라 파티’는 제도 밖에서 벌어지는 창조적 해방감과 예기치 못한 만남을 표현한다. 이는 미술관을 권위의 장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서완호, 성능경, 천근성, 허태원, 에르빈 부름, 클레어 퐁텐 등 총 6팀이 참여해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7점을 통해 미술관이 규정해온 ‘정상’과 ‘정당함’에 질문을 던지고, 일상과 예술, 관람자와 작품, 제도와 유머 사이의 긴장을 드러낸다.

전시는 1층과 2층으로 구성된다. 1층에서는 '정당함에 대하여 Legitimacy of beings'라는 주제로 서완호, 허태원, 클레어 퐁텐의 작품이 전시된다. 서완호는 도시 주거 공간의 풍경을 회화적으로 재현하거나 익명의 초상들을 통해 배제되고 소외된 존재의 불안을 시각화한다. 허태원의 '빨래하는 날'(2024) 연작은 일상적 가사 노동이자 예술 작업의 중첩 지대로서 빨래라는 행위에 주목하여 예술 안팎의 노동에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위계를 삭제한다. 클레어 퐁텐의 '무제(Lost·Found)'(2011)를 비롯한 설치 작업은 주변화된 존재들의 흔적을 시적으로 재구성하여 지속 가능한 세계에 대한 상상을 제안한다. 세 작가의 참여로 구성된 첫 번째 섹션은 ‘존재가 소유로 대체되는’ 시대의 초상과 ‘자본주의적 삶의 조건’에 요구되는 정당성이란 무엇인지 질문하는 예술 실천에 주목한다.

2층에서는 '뒤집힌 질서, 열린 가능성 Inverted Structures, Open Possibilities'을 주제로 성능경, 에르빈 부름, 클레어 퐁텐, 천근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성능경의 '신문읽기'(2024)는 신문을 읽고 면도날로 기사를 오려내는 퍼포먼스를 통해 유신시대의 언론 통제에 저항하며, 권위적 내러티브를 해체한다. '시축문(詩祝文) 불부채질'(2024)은 축문을 부채에 새긴 뒤 불태우는 행위로 전통 의식과 예술적 행동의 경계를 탐구한다. 에르빈 부름의 '1분 조각(One Minute Sculptures)'(2003-2016) 시리즈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하여, 신체와 사물의 관계를 유머러스하게 전복한다. 클레어 퐁텐의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BEAUTY IS A READY-MADE)'(2020-2024)는 LED 사인을 통해 ‘아름다움’의 정의와 예술 제도의 권위를 질문한다. 천근성의 '수원역전시장커피'(2025)는 시장과 미술관을 연결하며, 커피와 손님의 창작물의 교환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 맺음을 실험한다. 네 작가의 작업이 모인 두 번째 섹션은 제도와 권위에 균열을 내고, 예술이 사회적 관계와 제도적 구조 속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드러낸다.

전시 기간 중 9월 4일(목)에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삼청 나잇’에 맞춰 야외 음악 쇼케이스 'B-정당한 파티'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 앞마당에서 열린다. 전시와 공연이 결합된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은 작품과 음악, 그리고 서로를 통해 에너지를 공유하는 축제의 장을 경험할 수 있다.

두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협력 전시는 두 기관의 기획 역량이 결합된 프로젝트로, 미술관이 품을 수 있는 태도의 다양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많은 관람객들이 제도와 규범의 경계 너머에서 예술을 자유롭게 경험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예산군보건소, ‘건강도시 예산’ 군민건강강좌 성료

[뉴스스텝] 예산군보건소는 지난 7일 예산군문예회관에서 열린 ‘건강도시 예산 군민건강강좌’가 군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번 강좌는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 예방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올바른 건강정보 제공 △건강생활실천 분위기 확산을 위해 마련됐으며, 서울아산병원 내과 우창윤 교수를 초청해 ‘미운 우리 혈당 – 병원에서 못 듣는 당뇨·고혈압 없이 건강하게 사는 법’을 주

세종시교육청, 이음교육 모델 발굴 지원을 위한 공동연수 실시

[뉴스스텝]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은 11월 7일부터 8일까지 ‘유ㆍ어ㆍ초 이음교육 모델 발굴 지원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이번 공동연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이하 유보통합)이 지향하는 이상적 모델을 현장에서 구현하고, 유치원ㆍ어린이집ㆍ초등학교 간 관계 증진과 의견공유를 위한 목적으로 마련했다.연수에는 세종시 관내 초등학교 교장(교감), 유치원ㆍ어린이집 원장(원감)과 업무 담당 교사, 세종시육아종합지원

논산 선샤인랜드 1950스튜디오, 전통과 감동이 어우러진 마당극과 체험행사 개최

[뉴스스텝] 논산시와 논산문화관광재단(이사장 백성현)은 오는 11월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선샤인랜드 1950스튜디오에서 ‘스튜디오1950 풍류 한마당’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전통문화 공연과 시민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복합문화행사로,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소통의 장이 될 예정이다. 행사기간 동안 오후 13:00~17:00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메인 공연으로는 전통시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